2018년 12월 말의 독서들
(2018년 12월 28일)
로버트 프랭크의 『사치 열병(Luxury Fever)』(이한 옮김, 미지북스, 2011)을 읽었다. 사치재에 대한 소비를 제한하는 것을 옹호하는 논변을 펼치는 게 쉽지 않은데 이 책은 사치재가 왜 문제인지 맥락 의존적 소비의 특성을 조목조목 잘 요약한다. 저자가 경제학자니 경제학은 물론이고 심리학이나 사회생물학, 진화론 연구도 과하지 않게 간간이 이용하며 과시적 소비에 적응하게 되고 만족감을 잃는 것이 왜 비과시적 소비보다 빠른지를 잘 설명한다. 500쪽 정도라 약간 볼륨이 있지만 아는 내용들은 빨리빨리 건너뛰며 읽어서 재밌게 읽었다.
(2018년 12월 30일)
우연히 접한 책인데 김용학의 『사회구조와 행위: 거시적 현상의 미시적 기초를 찾아서』(나남출판, 2003)을 거의 다 읽었다. 여담이지만 저자는 지금 연세대 총장을 지내고 있다. 아무튼 일찍 알았다면 공부하는 데에 도움이 많이 되었을 텐데 아쉽다. 사회학과에서 커리큘럼 따라 공부하다 보면 설명의 논리를 익히고 체득할 기회가 딱히 없는 것 같다. 이론 수업들도 대부분 사상사적 측면에서 이런저런 이론들 조명하는 데에 그친 것 같고 조사방법론이나 통계 수업도 현상들의 분석수준을 엄밀히 구분하고 인과관계를 캐묻는 사고를 하는 데는 도움이 별로 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역사사회학의 혁명 이론, 분석적 마르크스주의에서 이행 논쟁, 조직군 생태학 등등의 주제를 망라하며 미거시의 방법론 통합을 시도한 사례들을 명쾌하고 짧게, 또 분석적으로 잘 대별한다는 점에서 한국어로 쓰인 좋은 교과서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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