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서니 기든스, 『자본주의와 현대사회이론』, 박노영·임영일 옮김, 한길사, 2008. 일부 정리 및 인용. 주의: 인용시 따옴표 빼 먹음. 




제2장 사적 유물론


66-68 소외의 중요한 차원들

1) 노동자가 생산한 것이 타인에 의해 전유되므로 노동자는 자신의 생산물을 처분하는 데 아무런 통제권이 없고, 따라서 거기에서 아무 이익도 얻지 못한다. (=상품으로부터의 소외) … 시장에서 매매될 상품의 하나로 취급되는 노동자 자신은 자기가 생산한 것의 운명을 결정할 어떤 권한도 갖지 못한다. 

2) 노동자는 일 자체로부터 소외된다. 

3) 모든 경제적 관계는 동시에 사회적 관계이므로 노동 소외는 직접적으로 사회적 여파를 미친다. 이것은 마르크스를 자신의 출발점으로 돌아가게 한다. 즉 자본주의에서 인간관계는 시장관계로 환원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 화페는 가장 이질적인 특성들도 서로 비교되고 서로 환원될 수 있게 만드는 하나의 추상적 기준을 제공함으로써 사회관계의 합리화를 촉진한다. (=사회로부터의 소외) 

4) 소외된 노동은 인간의 생산활동을 자연에 대한 능동적 제어력으로 만들기보다, 오히려 자연에 대한 수동적 적응의 수준으로 격하시킨다. 이것은 개별적 인간을 그의 ‘유적(類的) 본성’(Gattungswesen)으로부터, 즉 인류의 생활을 동물류의 그것과 구분해주는 것으로부터 떼어놓는다. 



p.78

독일 이데올로기가 때로는 마르크스의 ‘초기’ 부분으로 간주되기도 하지만, 마르크스의 성숙한 입장을 나타내는 최초의 중요한 저작으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 


p.81 포이어바흐에 관한 테제 


p.83 [마르크스의 유물론은] 사회발전을 해석하는 데 결정론적 성향의 철학적 유물론을 적용하는 것으로 이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p.86 마르크스의 사회유형론은 분업의 점진적 진전을 추적하는 데 기초를 두고 있다. … 분업의 확산은 소외와 사유재산의 성장과 동의어이다. 


98-100 본원적 축적 


101 자본주의적 생산으로 나아가는 두 가지의 대조적인 역사적 진보양식 


제3장 생산관계와 계급구조 


p.103 모든 종류의 생산체제는 생산과정에 편입되는 개인들 사이에 존재하는 일정한 사회적 관계들을 수반한다. 정치경제학 및 공리주의 일반에 대한 마르크스의 가장 중요한 비판들의 밑바닥에 놓여 있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105 생산관계가 진전된 분업을 수반하고, 이 분업이 소수 집단에 의해 전유될 수 있는 잉여생산의 축적을 가능케 하고, 이 소수 집단이 생산자 대중에 대해 착취자로서 관계 맺게 될 때 계급이 출현한다. 


106 마르크스의 저작에서 계급이라는 개념은 너무도 근본적인 것이었으므로 그는 대부분의 주요 저서에서 그 개념을 당연한 것으로 사용한다. 

107 계급은 인간집단들이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권에 대해 어떤 식으로 관계 맺는가에 따라서 정해진다. 


109 계급체제와 계급갈등의 성격은 뒤이어 나타나는 사회형태들의 출현에 따라서 상당히 달라진다. 

+ 계급 내의 ‘하위집단’들 

110 [전자본주의적 형태의] 사회들에서는 경제관계 자체가 순수한 시장 관계로 드러나지 않는다. 경제적 지배, 종속은 개인들 사이의 사적 유대관계와 뒤엉켜 있었다. 

자본주의의 출현과 더불어 비로소 적나라한 시장관계가 인간의 생산 활동의 결정요인으로 등장했다. 


112-119 이데올로기와 의식 


제4장


137 산업 예비군 

마르크스는 노동력 자체가 사품인 것이 자본주의의 본질적 측면 중의 하나임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노동력의 가격이 그 가치로부터 크게 벗어나는 것을 막아줄 수 있는 유력한 요인이 전혀 없다는 점에서 노동력은 다른 상품들과는 분명히 다르다. 보통의 상품의 경우 가격이 올라가면 자본이 그 상품을 생산하는 부문으로 흘러들어 그 상품의 가격을 떨어뜨려 가치에 가까워지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노동의 가격이 상승한다고 해서 더 많은 노동을 ‘생산’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마르크스가 산업예비군[이라는 개념] …을 도입하는 것은 바로 여기에서다.


제5장 뒤르켕의 초기 저작 


163 그가 인식하고 있었던 것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포함된다. 사회의 연속성에 대하여 ‘이상들’과 도덕적 통일이 갖는 중요성, 사회적 영향들의 수동적 수용자인 동시에 능동적 담지자이기도 한 개인의 중요성, 의무인 동시에 이상에 대한 적극적인 신봉이라는 두 측면을 모두 갖는 개인-사회 연결의 이중성, 단위들로 구성된 조직은 서로 격리된 상태에서 고려되는 구성단위들의 특징들로부터 직접 추론될 수 없는 속성을 가진다는 생각, 나중에 나타난 아노미 이론의 핵심적 기초들, 나중에 나타난 종교이론의 맹아들. … 『분업론』(1893)의 내용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방금 적은 사실들을 명심하는 것이 중요하다.


171 억압적 법률이 점차 복원적 법률로 대체되어가는 것은 사회발전의 정도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는 하나의 역사적인 추세다. 사회발전 수준이 높을수록 법률 구조 속에서 복원적 법률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172 유기적 연대는 개인들 사이의 신념과 행위의 동일성이 아니라 ‘차이’를 전제한다. 그러므로 유기적 연대의 성장과 분업의 확산은 개인주의의 강화와 관련된다. 


177 강제된 분업 


제6장 사회학적 방법에 관한 뒤르켕의 견해 


180-5 자살론 

183-4 이기적 자살과 아노미적 자살의 구분 

186 외재성과 강제성 

194 기능적 설명과 인과적 설명의 구분 

195-9 정상태와 병리태 


제8장 종교와 도덕률 


219 유기적 연대에도, 비록 그 규제가 전통적인 종류일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기계적 연대에 못지않게 도덕적 규제의 존재가 전제된다.

<종교생활의 기본형태>에 전개되고 있는 종교에 관한 뒤르켕의 이 참신한 이해가 갖는 중요성은 그것이 전통적인 사회형태와 근대적인 사회형태 사이의 연속성의 본질을 밝혀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에 있다. 


236 ‘개인예찬’cult of the individual은 이기주의에 토대를 두는 것이 아니라, 그것과는 정반대되는 감정인 인간들의 고통에 대한 동정과 사회정의에 대한 소망의 신장에 토대를 둔다. 



제10장 베버의 방법론 저작 


275 인과귀속의 절차에 관한 유명한 설명 속에서, 베버는 마라톤 전쟁의 결과가 그 후 서구문화의 발전에 대해서 갖는 의의에 관한 에두아르트 마이어의 설명을 예로 든다. 마라톤 전쟁은 그 자체로서는 소규모 군사적 충돌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가들이 이 전쟁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그 결과가 나중 전 유럽으로 확산된 헬레니즘 문화의 생존과 그 독립적 발전에 대하여 결정적인 인과적 중요성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라톤 전쟁이 이런 식으로 중요했음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우리는 있을 수 있었던 두 가지 별개의 사정들(차후 유럽의 문화 발전에 대한 헬레니즘의 영향 대 페르시아 신정의 영향)을 고려해보아야 한다. 


276 사회과학의 관심사들을 선택하고 정의하는 것이 불가피하게 ‘주관적’이라는 사실 … 은 객관적으로 타당한 인과분석이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결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그와는 반대로, 인과적 설명은 다른 사람들에 의해 검증될 수 있고, 특정 개인에 대해서만 ‘타당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탐구할 쟁점들을 선별하는 것과 무한한 인과의 망 속으로 얼마나 멀리 파고들어야 할 것인지를 판단하는 것은 둘 다 가치판단의 지배를 받는다. 



제11장 사회학의 기초개념


287 이념형 

사회적 행위에 대한 과학적 분석은 그것이 단순한 기술을 넘어서는 것인 한, 이념형의 구성을 통해 진척된다. … 이념형은 합리적 유형을 구성하도록 해줄 수 있다. 합리적 행위를 구성하는 요소들이 이념형을 통해 파악된다면, 그러한 합리적 행위로부터의 변형은 비합리적 요소의 영향력과 관련시켜 연구될 수 있을 것이다. 


288 (이해사회학)

베버는 해석적 이해를 두 개의 기본적인 종류로 구분하는데, 둘은 각기 합리적 행위를 이해하려는 것인가 심정적 행위를 이해하려는 것인가에 따라 다시 세분된다. 첫 번째 종류는 ‘직접적 이해’(direct understanding)인데, 이 경우에 한 행위의 의미는 직접적인 관찰을 통해 잘 이해된다. 합리적인 행위에 대한 직접적 이해를 잘 보여주는 것은 앞에서 들었던 수학적 명제의 이해의 예다. 

두 번째 종류는 ‘설명적 이해’(explanatory understanding; erklärendes Verstehen)다. 관찰된 활동과 그것이 행위자에게 주는 의미 사이에 개입되어 있는 동기를 밝히는 것을 포함한다는 점에서 직접적 이해와 다르다. 여기에도 마찬가지로 두 가지의 하위 형태들이 있다. 


289 인과적 설명의 수준에까지 도달하려면 ‘주관적’ 타당성과 ‘인과적’ 타당성을 구분해야 한다. 특정 행위 경로의 이해는 그 행위에 따르는 동기가 인식된 규범유형 또는 습관적 규범유형과 조화된다면 주관적으로 타당하다. …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특정 행위에 관한 쓸 만한 설명을 제공하기에는 부족하다. 주관적 타당성과 인과적 타당성을 동일시하는 것이야말로 관념철학의 근본적 오류다. 관념철학이 본질적으로 놓치고 있는 것은 의미연관과 동기, 그리고 행위 사이의 관계가 결코 직접적이고 단순하지 않다는 점이다. 


290 

이런 이유들 때문에 ‘인과적’ 타당성은 주어진 “하나의 관찰 가능한 사건(외적인 것이든 내적인 것이든)에 다른 하나의 사건이 뒤따르거나 동반될 개연성--계량화한다는 것은 드물게나 가능한 이상적인 경우라고 하더라도, 어떤 의미에서든 계산 가능해야 한다--이 있다는 판단”이 가능할 것을 요구한다.

따라서 설명이 적절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행위의 주관적 의미를 있을 수 있는 특정 범위의 결과들과 관련짓는 잘 구성된 경험적 일반화가 있어야 한다. 물론 베버의 방법에 내재하는 가정들로부터 나오는 결론에 따르면, 그런 일반화는 아무리 엄밀하게 검증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의미의 수준에서 타당성을 갖지 못하는 한 이해사회학의 영역에 속하지 않는 통계적 상관관계로 그치게 된다.



295-6 베버의 행위유형 (목적합리적, 가치합리적, 정서적, 전통적 행위) 


296 베버가 제시하는 이 네 가지 유형의 분류는, … 사회적 행위의 전반적인 분류로서 의도되었던 것은 아니다. 사회적 행위를 가장 잘 분석할 수 있는 길은 합리적 행위 유형들을 정의해두고 비합리적인 일탈적 유형들을 그것에 비추어서 평가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했던 베버의 언명이 적용된 한 양식을 보여주는 일종의 이념형적 도식이다. 


297-8 관행이나 관습에 기초한 행위의 제일성(uniformities)은 개인들이 주관적으로 자기 이익을 추구할 때 보여주는 이념형적인 합리적 행위에서 볼 수 있는 제일성과는 대조적이다. 


301 지배의 이념형들: 전통적 지배, 카리스마적 지배, 합법적 지배 

302 전통적 지배의 형태들: 가부장제, 가산제 등. 


307-11 카리스마적 지배 



제14장


391 따라서 관념체계와 사회조직의 관계를 분석할 때 베버가 사용하는 선택적 친화성이라는 개념은 마르크스가 이데올로기를 다루는 방식과 완벽하게 양립 가능하다. 


393 따라서 이데올로기는 [단순한 반영론이 아닌] 중요한 의미에서 ‘환상적’이다. … 일반적 또는 보편적으로 타당하다고 생각되는 관념들이 사실상 분파적인 계급이익의 표현이라는 의미에서다. 



398 ‘공산주의의 높은 단계’higher stage of communism에 관한 글들에서 마르크스가 예견하는 미래사회는 공리주의의 또 다른 변형일 뿐이라고 흔히 이야기되는데, 철학적 유물론에만 입각하고 있는 이론의 경우에는 이 이야기가 맞다. 그러나 주체-객체 변증법에 의거하여 의식을 파악하는 마르크스의 견해를 이해한다면 그런 비판은 부지될 수 없다. 달리 말해서, 공산주의는 자기 고유의 도덕성을 낳는데, 이 도덕성은 각기 자기의 이기적 이익만을 추구하는 개인들의 집합체를 염두에 두는 상태에서는 떠올릴 수 없는 것임이 분명하다. 



420

뒤르켕은 생산 활동의 비인간화가 분업 자체의 파편화 효과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의 아노미적인 도덕적 처지로부터 나온다고 본다. 다시 말해서, 노동과정의 비인간화는 개별 노동자들 사이에서 자기의 노동이 사회의 집단적 생산 활동과 결합되어 있다고 하는 공통의 인식이 뚜렷하게 형성되어 있지 못하기 때문에 생겨났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상황은 개인에게 분업 속에서 수행하는 특수한 역할이 가지는 사회적 중요성을 도덕적으로 일깨워줌으로써 치유될 수 있다. … 이 점은 분업의 성장 및 그것과 인간의 자유의 관계에 대한 뒤르켕의 일반적 설명과 완전히 부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