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lter Wanderley, 『Rain Forest』
몇 달 전 쯤에 갑자기 오르간 연주가 듣고 싶어졌다. 그래서 애플뮤직에서 organ 등의 키워드를 넣어서 막 검색을 해봤다. 오르간을 잘 알지는 못하고 오르간 연주를 듣고 싶은 데에 어떤 큰 이유가 있어서는 아니었다. 몇몇 센티멘털한 재즈 곡이나 하드록, 블루스에서 감정이 고조될 때 뒤에서 깔리는 살짝 떨리는 키보드 반주가 마음에 들어서 그랬던 것 같다.(예를 들자면 롤랜드 커크의 The Return of the 5000 Lb. Man 앨범에서의 I'll Be Seeing You처럼. 그런데 그런 연주를 듣고 싶으면 오르간 독주를 검색하면 안됐던 것 같다. 아무튼) Jimmy Smith 와 Larry Young의 앨범을 들었다. Jack McDuff 같은 이름들이 올라가 있는 플레이리스트도 좀 들었다. 그러다 말았다.
그리고 한 달 전 쯤에 갑자기 오르간 곡들이 또 듣고 싶어져서 애플뮤직에서 다시 키워드를 넣어 검색을 했는데 위 앨범이 나왔다. 그런데 일단 앨범 커버부터가 너무 충격이었다. 정말... 뭐라고 해야하지, 열대숲에 대한 전형을 박아넣었다고 해야 하나. 뭐 이렇게 세일즈를... 헛웃음이 났다. 문외한의 단순한 인상이라 미안하긴 한데 부리가 울긋불긋한 열대 새(??), 뒤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조각상에 앨범 커버는 녹색 단일 배경이고 위에는 "브라질의 일등 오르가니스트"라니...
앨범은 나쁘지 않다. 곡들의 길이는 대개 짧고, 대단한 기교를 보여준다기보다는 익숙한 보사노바나 삼바 곡들의 멜로디를 그대로 따라간다. 앨범 커버처럼 솔직한 연주들이다. 재밌게 들었다.
아래는 allmusic의 리뷰를 옮겨본 것
이 [재발매] CD에 담긴 노트는, "브라질의 열대우림보다 더 화젯거리(topical)가 될 이슈[issue]는 뭐가 있을까? 그렇다면 어떤 재발매 앨범[reissue]이 Walter Wanderley의 Rain Forest보다 더 화젯거리가 되겠는가?"라고 묻는다. 정치적인 관점에서만 보자면 그것은 맞는 말일 수 있겠지만, 음악적 측면에서 본다면, 사실 이 음반은 화젯거리와는 전연 딴판이다. 첫 곡인 "Summer Samba"(굉장한 히트곡이다)에서부터 감상자는 미국에 보사노바가 처음 상륙하고 모두가 보사노바를 원했던 60년대로 돌아가게 된다. 오르가니스트인 Wanderley는 이 CD로 큰 인기를 끌었는데--이 CD는 2년 만에 플래티넘 판매량을 기록했다--이 CD는 "수영 풀장"과 "아이스 스케이팅 링크" 같은 그런 물과 관련된 강렬한 이미지를 연상시킨다. 대부분의 곡들이 3분이 채 넘지 않고 특별히 뭔가 풀어 놓을 공간을 마련하지를 않기 때문에 연주자들은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다. 예외라고 하자면, 귀여운 Ferreira/Marconi의 발라드 "Rain"인데, 여기서 Wanderley는 오르간이 아닌 피아노를 연주하고 Urbie Green은 트롬본으로 정교한 솔로 연주를 뽐낸다. "Beach Samba"에서 Green은 어느 정도 즉흥연주를 하는데(gets to noodle a bit) Bucky Pizarelli는 멜로디 외 다른 어떤 것을 들려주지 않는다. 노래 제목들이 함축하는 슬픈 감정들에도 불구하고 이 CD는 경쾌한 느낌을 주고, 지나간 시대의 팬들에게 가장 큰 즐길거리가 될 것이다.
www.allmusic.com/album/rain-forest-mw0000192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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