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ss, Justin Van and Erika Summers-Effler. 2016. “Reimagining Collective Behavior.” Pp. 527-46 in Handbook of Contemporary Sociological Theory, edited by S. Abrutyn. Springer. [집합행동을 다시 생각하기]

 


요약
이 글의 목적 중 하나는, 합리적 행위 개념을 기반으로 한 집합행위(collective action) 이론의 득세에 의해 오래 전에 길을 내어 준 집합행동 이론의 지혜와 통찰을 최근에 발달된 인지적 사회과학 이론과 결합해 다시 이해하는 것이다. 1960년대 이후 집합행위이론에 대해서는 많은 이론화가 이루어졌으나 집합행동에 관해서는 일반적 이론화가 그다지 이루어지지 않았다. 집합행동에 대해 맥파일(McPhail)과 로버트 파크 등은 굉장히 일반적인 정의를 내놓았는데, 보통 집합행동은 합리성을 짙게 함의하는, ‘사회 변동을 이끄는 집합적인 행동’(=collective action)만이 아닌 덜 조직된 우발적인 모임들, 즉 제도 외부의 행동(extrainstitutional behavior)까지 포함한다. 
    초기 집합행동 연구는 심리학적 측면에 초점을 많이 맞췄다. 사회학적 접근은 개인의 심리적 동기나 군중의 심리적 동학이 아닌 집합행동을 촉진시키는 외부적, 제도적, 조직적, 환경적 과정 자체에 초점을 맞췄다. 그럼에도 저자는 집합행동연구가 다양한 이론적 관점과 세부 분야가 접합도리 수 있는 유망한 분야라고 말하고 있다.
    집합행동이론의 주요 고전은 프랑스 학자 귀스타프 르 봉의 <군중The Crowd>이다. 르봉에 따르면 군중은 통제하기 쉽지 않고(invincible), 군중들은 외부적 요인에 영향받기 쉽다(suggestible). 이런 군중에 대한 이해는 로버트 파크, 가브리엘 타르드, 프로이트까지 어느 정도 비슷하다고 한다. 상징적 상호작용 전통의 허버트 블루머는 사회적 불안(social unrest) 속에서의 상호작용과 의미, 세계관 형성을 강조한다. 사회적 불안은 기존의 사회질서가 수용할 수 없는 새로운 충동이나 성향 때문에 일어난다고 보았다. 이런 이들은 모두 “변형 가설transformation hypothesis”, 즉 군중의 행동이 비합리적이고 집단적 감정에 지배받는다는 관점을 가지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오래 전에 기각된 이들의 이론이, 최근의 연구들에 의해 많은 부분 지지된다는 것이다.
    위의 이론가들 말고도, 군중을 공통된 성향 체계나 내적 충동을 가진 개인들의 집합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이런 견해는 위의 변형 가설을 기각한다. 군중에 특유한 멘털리티라는 것은 없고, 군중의 행동은 이완된 긴장을 위해 행동하고자 하는 공통된 이해에 기반한다는 것이다. 이런 견해는 단순히 개인 차원으로 설명을 끌어 내렸다는 비판도 받는다. 흥미로운 것은 테드 거(Ted Gurr)의, 학습 이론을 결합한 상대적 박탈 테제(deprivation thesis)인데, 행위자의 상대적 인식/위치에 따라 그가 느끼는 박탈의 정도도 달라진다는 것이다. 
    위의 견해와는 또 다르게 블루머의 학생들—터너와 킬리언—은 군중들이 사실 다양한 동기와 감정을 가진 개인들로 이루어졌다고 보았다. 집합행동은 여기서 루틴화된 행위가 아닌 협상된, 발현된 질서로 정의된다. 재난 등의 일상적이지 않은 심각한 상황에서 군중이 생기고 모임(gathering)이 생길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자유로운 발언이나 임시적인 의견을 모으는 그룹(assembly) 등의 의견 교환 기회가 생기게 된다. 이런 견해는 최근 사회연결망 연구에서 많이 채택되어 이루어지고 있다. 이 견해는 루머를 잘못된 정보들이 유통되어 영속화되는 것으로 보는 대신, 루머의 상호작용적 기능, 발현에 주목한다. 이런 견해에서 어떻게 기존 사회의 환경이나 생태학적 요인들이 집합행동의 협상적, 발현적 질서를 촉진시킬 수 있는지 연구를 할 수 있는데 자오(Zhao)의 천안문 당시 학생 운동 연구가 대표적이다. 
    고프먼 등의 통찰을 받아, 모임에 대한 분석적 접근을 바탕으로 집합행동의 ‘생애 주기 관점’을 이해하는 관점도 있다. 즉 모임을 모임 과정(process), 모임 자체, 그리고 분산(dispersal) 과정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올리버(Oliver)는 집합행동 모이기 이전에 기회(occasions)들이 있음을, 즉 참여자들이 계산과 궁리를 하는 기회가 있음을 강조한다. 이런 집합행동 이전 기회들에서 집합행동의 전략이나 구조가 느슨히 만들어진다. 
    또한 억압이 동원을 촉진하는지, 못하게 하는지에 대한 연구들도 존재했다. 억압은 집합적 정체성을 강화시킬 수도 있다(Khawaja). 그의 연구에서 흥미롭지만 덜 이론화된 것은, 도덕적 기준을 침해하는 억압은 방관자들을 참여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셰프(Scheff)의 “수치심/분노 나선”에 따르면, 공포는 동원을 줄일 수 있지만 분노는 동원을 더욱 촉진시킬 수 있다. 
    구조의 긴장(strain) 역시 중요하다. 찰스 틸리는 “붕괴 이론”(사회 운동은 규범의 붕괴, 빠른 사회 변화를 촉진하고 사회적 통합을 줄임)과 “연대 이론”(잘 조직된 사회에서 더 운동이 많이 일어난다) 사이를 견주어 볼 때 붕괴 이론이 별로 증거가 없다고 논했다. 그러나 어심(Useem)은 붕괴 이론이 쓸모가 있다고 논함으로써 자원동원이론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구조적 긴장의 심화와 더 많은 규범의 붕괴는 권위에 대한 불신을 조장할 수 있다. 스노우 등(Snow et al.)은 일상생활에 주목하여, 일상생활이 방해받으면 루틴을 회복하기 위해 행위자들이 노력한다는 이론을 내놓았다.
    최근의 인지심리학, 인지사회과학 이론을 통해 집합행동 이론의 통찰을 되살릴 수 있다. 최근의 연구들은 사실 합리주의적 운동 이론가들이 생각했던 거보다 초기의 이론가들이 중요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첫째로 이중과정모델(DPM)은 일상생활에서는 인간이 스키마적인 기억(schematic memory)를 사용하지만 예측하기 어려운, 새로운 환경에는 다른 인지 전략 즉 규칙에 기반한(rule-based) 사고 과정을 거친다고 논했다. 따라서 상황이 어떻게 규칙 기반한 사고를 촉진하는지 미시사회학적 접근을 취하는 것이 중요한데, 왜냐면 이런 상황에서 행위자들이 만드는 새로운 의미와 규칙들이 퍼져나가고 전달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Killian, Turner의 이론은 여기서 적실하다). DPM 이론은 프레임 정렬의 중요성을 또한 보여주는데, 왜냐하면 예측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발현적 규범이 생기고 이것이 개인의 역사적 이해와 충돌할 때 개인의 이해는 집단의 동학이나 집단의 컨센서스에 따라 부화뇌동할 수 있음을 몇몇 연구들이 보여주기 때문이다. 
    둘째로 거울 뉴런의 작용과 전염(contagion)이라는 은유는, 집합행동의 초기 이론가들이 “정신적 통합”, “사회적 촉진”이라 부른 현상들을 포괄할 수 있다. 거울 뉴런이 활성화됨에 따라 집합행동이 구성원들이 타자의 행위나 감정을 모방하는 것이 촉진될 수 있다. 거울 뉴런의 연구 성과는 왜 감정이 전염처럼 퍼지는지 보여준다. 셋째로 최근의 인지과학은 감정이 합리적 사고의 필요 조건이고, 우리의 많은 행위가 몸의 습관이나 감정 반응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저자들은 이후 연구가 (1) 몸이 사고에 끼치는 중요한 영향을 간과하지 말고, 몸의 위치를 집합행동 이론에 다시 돌려 놓는 것을 지향해야 하고 (2) 집합행동이 공간과 시간의 동학에 맞추어 어떻게 조정되는지 이론화해야 하고 (3) 행위자의 동기를 합리적 선택 뿐만이 아닌, 다른 새로운 다양한 방식으로 이론화하여야 한다고(e.g. 연대[뒤르켐], 자아의 확장[Summers-Effler])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