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iopea, 『Mint Jams』

2020. 10. 1. 00:57

 

- 카시오페아를 처음 알게 된 건 고등학교 동창 S 때문이다. 언젠가 교실에서 스마트폰으로 Casiopea와 T-Square가 협연하는 영상을 보여줬던 기억이 난다. 그때 여러 점들이 신선했다. 첫째로는, 두 밴드 멤버들이 무대에 우루루 나와서 나름대로 정연하게 연주를 하기도 하며 베이스, 기타, 키보드, 드럼 등이 call & response의 형식으로 즉흥연주를 하는 것이 재밌었다. 퓨전재즈가 낯섦에도, 이래서 라이브를 보는구나 하는 생각. 둘째로는 (비록 TV 라디오 등에서 시그널 송 등으로 자주 들어 그 내용은 익숙했어도) 일본식 재즈퓨전은 처음이었다. 

- 꼭 일본에서만 하는 장르는 아니라고 해도(예컨대, Shakatak) 일본 퓨전재즈 밴드들이 주는 묘한 익숙함과 편안함 그리고 청량감이 있다. 그루비하면서도 끈적하지는 않다. 어떻게 보면 평면적이라고도 할 수 있고 결국 엘리베이터 뮤직이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 아무튼 카시오페아 앨범이 참 많고도 많고 그중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들은 것도 거의 없지만, 앨범 단위로 좋아하고 구성이 알차다고 생각하는 것은 [Mint Jams]이다. 라이브 앨범이고, 대부분의 곡들은 정규앨범에도 수록되어 있다. 그런데 라이브가 훨씬 더 좋다고 생각한다. 특히 1번 트랙 "Take Me". 1990년대에 나온 [Asian Dreamers]라는 스튜디오 앨범에도 수록되어 있는데, 민트 잼스 앨범에 있는 연주가 훨씬 더 쫀득하다. 키보드와 베이스의 조합이 정말로 환상적이다. 그리고 드물게 카시오페아의 곡들 중에서 애절한 느낌도 전해 준다.

- "Asayake"나 "Time Limit"은 워낙 유명한 곡들이고, 이것들보다는 뒤의 두 트랙을 훨씬 더 좋아한다("Swear", "Tears of the Star"). "Take Me"와 비슷한 이유로, 키보드와 베이스가 전면에 나서 환상적인 그루브감을 보여주고 멜로디라인이 대놓고 활기차지는 않아서다. 이번 여름에 수십 번은 반복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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