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도루마 슌, 『오키나와의 눈물』
2018. 1. 20. 19:31
메도루마 슌의 『오키나와의 눈물』(원제는 오키나와 '전후' 제로년)을 어제 읽기 시작해서 오늘 다 읽었다. 책은 메도루마의 부모와 조부모의 전쟁 체험에 대한 기록, 그리고 히토쓰바시 대학 교수와의 대담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억에 남는 부분을 하나 기록해 둔다. 대담에서 오키나와 문학과 언어를 주제로 한 부분.
“비평가나 연구자는 실험성을 좋아합니다. 보다 실험적이고 과격한 표현을 선호하죠. 그들의 입장에서는 연구대상으로서 재미있으면 그만입니다. 그러한 소설이 독자나 편집자로부터 이해를 얻지 못해 필자가 더 이상 쓸 수 없어도 아무런 상관이 없지요. … 나의 『물방울』이라는 작품은 일본적인 표현에 동조해 실험성이 약하다는 비평을 받았습니다. 내가 정말로 설명이나 지문까지 오키나와어를 집어넣어 실험적으로 쓰려했다면 왜 못했겠습니까. 다만 그런 실험적인 작품을 당신은 읽을 수 있겠냐고 묻고 싶어요. 오키나와 사람이건 야마톤츄건 나키진 말을 아느냐고. 나키진말과 공통어를 섞어서 의식의 흐름을 표현한다고 한들 과연 몇 명이나 읽을 수 있을까요? … 이것[아테지나 후리가나를 사용해 오키나와어의 음을 전달하는 것에 그치는 표현]은 저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오키나와가 독자적인 문자 체계를 갖지 못하고 일본의 근대화 속에 편입되서야 소설표현이 가능해졌다는 역사적 한계이자 숙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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