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중독시키는 것에 대하여』(동녘, 2016)
2019. 1. 24. 16:59
『우리를 중독시키는 것에 대하여』(동녘, 2016) 읽고 있다. 원제는 Packed Pleasure이다. 말 그대로, 쾌락을 물리적 용기에 담고 보존하는 기술들이 어떻게 인간의 감각적 경험을 바꿔놓았는지를 다룬 책이다. 쾌락을 물리적 용기에 보존한다는 것은 이를테면 달콤한 초콜릿이나 술을 근대적 공장으로 포장해 값싸게 대량생산하는 것이 예가 될 수 있다. 꼭 먹는 것에만 국한되지 않고 음악을 녹음한 레코드나 어떤 공간에 표준화된 스릴(thrill)을 제공하는 놀이공원 역시 'packed pleasure'라고 볼 수 있다.
도취와 쾌락을 제공하는 물질들이 대량생산되고 보존 가능해짐으로써 그런 물질에 대한 인간의 소비패턴이 크게 달라졌다. 이를테면 술과 음악의 경우, 그것이 대량생산 불가능했을 때에는 사회적 의례라는 맥락 하에서 소량 소비되었다. 하지만 현재 술병이나 레코드(포장된 쾌락)는 탈사회적 방식으로 소비되는 경향을 보인다.
'포장된 쾌락'의 혁명은 인간의 감각적 경험을 증폭시키고 정교화시켰다. 초콜릿 바(대량생산의 초기 시기 밥을 먹을 시간이 없었던 노동자들에게 하여금 적은 양으로도 상당한 칼로리를 공급하는 데에 쓰이고는 했다)는 초콜릿의 단 맛과 땅콩의 짠 맛, 초코바 스낵의 바삭한 식감과 내부 캐러멜의 부드러운 식감을 중층적으로 배열해 단맛을 극대화한 식품공학의 산물이다. 포장된 쾌락의 소비를 촉진시키는 마케팅, 광고 기술의 발달 역시 사람들의 욕망이 특정한 방향으로 향하게끔 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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