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exander, Jeffery C. 1987. “What is Theory?” in Twenty Lectures—Sociological Theory Since World War II. Columbia University Press. pp. 1-21.


이론은 구체적인 사례로부터 추상된 일반화이다(2). 그러나 저자 알렉산더는 이 글에서 단순한 이론이 아닌 일반 이론(general theory)를 다루고자 한다. 사회학에는 계층, 사회화, 정치, 행정에 대한 특별한 분과 이론들이 있지만, 그런 것보다는 “상호작용”, “사회”에 대한 일반 이론을 다룬다는 것이다.

    흔히들 이론의 타당성은 경험적 실재에 비추어 결정된다고 생각하지만, 추상적 이론은 학자들이 무엇을 연구할지 그 경험적 실재를 “구조화(structure)”한다는 점을 꼭 염두에 두어야 한다. 알렉산더는 다음과 같은 사례를 든다. 당시(1980년대) 사회과학계에서는 일본의 경제적 성공을 설명하고자 하는 시도가 많았다. 일본의 성공은 일본 사회의 성취지향적 사회화 때문인가, 혹은 전후(戰後) 미국의 보호가 있었다는 역사적 상황 때문인가? 이는 사회를 바라보는 이론가들의 상이한 관점 때문이다(3-4). 

    그렇다면 이론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경험적 사실이 없으면 이론 역시 없지만, 귀납으로만 이론이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여기서 다뤄질 일반 이론들은 경험적 사실들로 완벽히 반박되는 것이 불가능하기까지 하다. 왜냐하면 이론을 반박하려는 사실 자체가 이론적 관점에 젖어 있기도 하고, 둘째로는 이론은 역시 보조적 가설이나 수정에 의해 보완될 수 있기 때문이다(5). 

     이론의 구축에서 경험적이지 않은 선험적 요소(a priori element)들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따라서 사회학의 기본적 구성 요소(basic components)를 이론가들이 다양하게 개념화하는 과정 자체를 꼭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알렉산더는 양 극단에 형이상학적 환경과 경험적 환경이 위치하는 연속선을 그린다. 

    사회 이론의 다양한 전통은, 어떤 상위의 수준이 아래 수준을 결정한다는 측면에서 의견의 차이를 보인다. 예컨대 이데올로기적 수준이 결정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e.g. 이론가의 이데올로기적 지향이 경험적 결과를 결정한다). 혹은 모델의 수준이 결정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e.g. 사회에 대한 기능적 모델을 지지하느냐, 다원적-제도적 모델을 지지하느냐). 방법론적 수준(e.g. 질적 vs. 양적, 혹은 비교 vs. 사례 연구)가 이론 구축에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최근(80년대)에는 세계가 갈등적 상황에 있는지, 평형의 상태에 있는지를 바라보는 관점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론가들이 많다(pp. 8-10). 

    저자는 위와 같은 입장들이 환원주의적이라는 점에서, 또한 연속선 상에 있는 수준들을 구분하지 않고 뒤섞는다는 점에서 문제적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후자가 중요한데, 왜냐하면 이론에 대한 논쟁들이 가장 일반적인, 상위 수준의 추상적 레벨을 고려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알렉산더는 이를 “전제(presupposition)”라고 부르는데, 그는 사회학에서 가장 중요한 가정이 다음과 같이 있다고 한다: (1) 행위(action)의 본질; (2) 질서(order)의 문제. 첫째는 행위가 합리적이냐(rational), 혹은 규범적·관념적(normative, ideal)이라는 것이냐이다. 둘째는 집단주의자(collectivist)와 개인주의자(individualist)로 나눌 수 있다. 이러한 입장에는 단순히 학문적인 것만이 관련되는 것이 아닌, 개인의 가치판단이 관련되어 있다. 

    전제를 갖고 시작한다는 것은 어떤 이론적 발견들을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좋지만, 또한 이후의 연구 작업에서 제약점과 취약성을 가져다 주기도 한다. 전기 마르크스와 후기 마르크스, 혹은 가핑클과 기어츠에서 드러나듯이 결정적 “전환”(breaks)을 이루는 이론가들이 있지만, 많은 경우 이론가들은 자신의 전제를 잘 바꾸지 않으며 이론을 임시방편(ad hoc)으로 바꾼다(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