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s Joas and Wolfgang Knöbl, Social Theory, Trans. by Alex Skinner,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09. 7장 “Interpretive approaches (2): ethnomethodology(해석적 접근 (2): 민속방법론).” 민속방법론의 경험적 분야로의 적용 부분 요약번역. pp.171-3. 


요아스와 뇌블의 사회학 교과서 Social Theory의 장점은 각 이론들이 영향을 준 경험적 연구 분야들을 정리해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는 것이다. 리처의 『사회학이론』이나 기든스의 『현대사회학』 같은 다른 교과서들은 그런 점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거나 그런다한들 사회학 세부 분야들의 성과를 각 이론 학파들의 특징들과 잘 연결시키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7장 “해석적 접근 (2): 민속방법론”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민속방법론이 다섯 가지 경험적 연구 영역에서 행사한 이론적 영향력이 무엇인지 정리하고 있다.


1) 민속방법론의 전통적 행위이론에 대한 강력한 비판과, 일상 언어의 문맥의존성에 대한 자각은, 전반적인 사회학 방법론 분야에서의 세심한 주의를 환기시켰다. 민속방법론의 공로로 사회학자들은 데이터가 만들어지고 얻어지는 방식에 대해 좀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이게 되었다. 중요한 저서로는 아론 시쿠렐(A. Cicourel)의 Method and Measurement in Sociology와 잭 더글라스(J. Douglas)의 The Social Meanings of Suicide가 있다. 후자의 책에서 더글라스는 뒤르켐의 기획과는 다르게 자살 데이터가 어떻게 국가나 지방정부에 의해 모아지는지를 조명하고 있다. 편견이나 눈에 보이지 않는 가정들이 자살의 정의를 구성하는데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정부의 공식 통계는 액면가 그대로 받아들여질 수 없다. 비슷한 의구심은 범죄 데이터 수집 방식에 대해서도 이뤄졌다. 왜 경찰이 많다는 사실이 범죄율의 상승을 불러오는가? 경찰이 많은 지역에서 범죄가 많이 일어나서가 아니라, 경찰이 많으면 그 경찰들이 범죄를 더 많이 기록하기 때문이다. 


2) 민속방법론은 일탈행동의 사회학에 강한 영향을 끼쳤다. 에곤 비트너(Egon Bittner)의 “Police Discretion in Emergency Apprehension of Mentally Ill Persons”와 하비 색스(Harvey Sacks)의 “Notes on Police Assessment of Moral Character”는 경찰의 일상적 업무와, 특정 상황에서의 행동을 유발하는 법 조문과는 별 관련이 없는 그들의 매우 우연적인 업무 원리(highly contingent criteria), 그리고 어떻게 그들의 일상생활의 사건에 대한 인식들이 보통의 일상적 행위자들로부터 구성된 것과 다른지에 대해 매우 많은 생각의 여지를 제공한다. 


3) 지식사회학(sociology of knowledge). 여기서는 가핑클에 의해 세워진 민속방법론보다는, 알프레드 슈츠(A. Schütz)의 연구의 특정한 측면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실재의 사회적 구성(The Social Construction of Reality, by Luckmann and Berger)은 새로운 지평을 개척한 연구로, 저자들은 만하임이나 셸러의 전통적 지식사회학을 수정하고 보완한다. 이 책은 맑스의 특정 저작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가졌다. 이 책은 이데올로기의 내용과 본성에 대해 마음의 양식을 제공한다. 


4) 세 번째 측면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과학사회학(sociology of science)이 있다. 가핑클 역시 연구실에서의 실재, 연구실의 환경에서 사실들이 어떻게 생산되고 해석되는지에 대한 깊은 관심이 있었다(린치, 리빙스턴, 가핑클의 “Temporal Order in Laboratory Work”). 민속방법론적 개념을 적용해, 과학사회학은 다음과 같은 문제들을 보여준다. 어떻게 합리적인 연구 절차가 일상생활의 행위 구조에 의해 주조되는지, 어떻게 임의적인 결정이 이러한 절차를 결정하는지, 어떻게 우발적 사건(chance occurrences)들이 연구가 진행되는 데에 영향을 끼치는지, 어떻게 연구자들이 지속적인 실천/관습(practice)을 통해 ‘사실facts’들을 보는 능력을 기르는지, 어떻게 겉보기에 명백한 연구 절차들이 거부되고 기각되는지, 판사들의 경우와 같이 어떻게 연구 보고서들이 실제로 일어난 사건의 절차들을 회고적 시각에서 형성하는지(stylize), 그리고 아무리 테크니컬한 실험일지라도 그것들이 얼마나 과학자들—데이터가 분석되는 방식을 결정적으로 정하는 사람들—의 상호작용에 의존적인지. (see for Karin Knorr-Cetina, The Manufacture of Knowledge: An Essay on the Constructivist and Contextual Nature of Science.)[각주:1]


5) 민속방법론은 페미니스트 이론의 구성에도 강력한 영향을 행사했다. 



  1. 민속방법론의 실천적 행위에 대한 역사적·이론적 재구성 기획을 비판한 책으로는 김경만의 『담론과 해방』(궁리, 2005) 1장을 참고할 것.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