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버먼이 그의 새 셀프 타이틀 앨범 『퍼플 마운틴』의 모든 곡에 대해 논하다 ​

David Berman Discusses Every Song on Purple Mountains’ Self-Titled New Album

exclaim.ca/music/article/david_berman_discusses_every_song_on_purple_mountains_self-titled_new_album

 

​David Berman Discusses Every Song on Purple Mountains' Self-Titled New Album

Ten years since retiring Silver Jews and retreating from public life, David Berman has triumphantly returned with a fantastic and revealing...

exclaim.ca


공식 석상과 밴드 실버 주스(Silver Jews)를 은퇴하고 십 년이 지났다. 그리고 데이비드 버먼은 퍼플 마운틴이라는 프로젝트 이름 아래, 환상적이고도 함축적인 곡들을 가지고 의기양양하게 돌아왔다. 2019년 7월 12일, 레이블 드래그 시티(Drag City)는 퍼플 마운틴의 셀프 타이틀 데뷔 앨범을 발매할 것이고, [Exclaim!] 지와의 인터뷰에서 버먼이 조심스레 설명하고자 하는 이 앨범은 아마도 지금까지 그의 가장 위대한 앨범이 될지도 모른다.

“그래요. 그렇다고 말하기가 조금 저어되긴 합니다.” 시카고에 위치한 드래그 시티의 사무실에서 스카이프 전화를 받은 그는 그렇게 말했다. “록의 역사를 공부하면서 자라온 한 사람으로서요. 늙은 뮤지션들이 종종 “초심으로 돌아간다”고 운운하기도 하는데, 그들의 만년의 작품이 처음에는 모두를 흥분시키지만 그 뒤에는 모두가 잊어버리곤 한다는 것을 자주 봐왔기 때문입니다. 이번의 앨범이 제 초기 작품들만큼이나 강력하다는 걸 말하는 것이 조금 두렵기는 한데, 그렇게 말하고자 싶군요.” 

버먼은, 새 앨범에 있는 모든 곡 각각을 살펴보고 그것들의 영감이나, 가끔은, 가사가 담고 있는 주제들을 말하는 것에 동의하였다. 앞으로 보듯이 앨범의 수록곡들은 날것이며 자기고백적이고 또한 시대의 아이콘이며 수수께끼의 언더그라운드 시인이자 뮤지션이었던 버먼에 관해 많은 것을 드러내 보여 준다. 

 

1. That’s Just the Way I Feel


Exclaim!: 팬들에게 이 곡은 당신이 공식 석상에서 은퇴한 뒤 어떻게 살았는지를 알려주는 일종의 결산처럼 느껴집니다.

 

버먼: 그렇습니다. 꽤 솔직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자서전적인 것(autobiographical)을 두려워한 적은 없었고, 이 곡들은 상당히 자서전적이죠. 이건 그저 이 앨범의 도입부이자 인트로일 뿐입니다.

 


2. All My Happiness Is Gone 

Exclaim!: 앨범의 처음 두 곡은 굉장히 어둡고 슬픈 내용을 다루고 있지만 즐거운 편곡으로 포장되어 있습니다. 의도적인 것인가요?

버먼: 그렇습니다. 곡을 쓰고 나면, 그것은 노랫말과 노래가 상충되는 식으로 곡의 윤곽이 복잡해집니다. 이것은 저에게 굉장히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저의 많은 음악이 그런 식입니다. 아주 오랫동안, 저는 사람들이 치료저항성 우울증(treatment-resistant depression)이라는 것을 앓아 왔습니다. 그 우울증은 저의 삶에 거머리처럼 달라 붙어 있었고, 사실 생각해보면 제가 지금까지 이렇게 살아 왔다는 것이 놀랍기도 합니다. 지난 10년 간 못해도 100번의 밤을 아마 아침 동이 틀 때까지 삶을 이어나가기는 못하겠다고 생각하며 지새운 것 같아요. 저는 정말로 우울한 인간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스스로에게 더욱 안 좋은 감정을 느끼고 그리고 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죠. 하지만 이 프로젝트를 끝내고 실제로 저는 지금 기분이 나아지고 있습니다.

 


3. Darkness and Cold

Exclaim!: 여러 주제의 곡들이 있지만, 이 곡은 굉장히 ‘이별’ 노래 같다는 점에서 저를 놀랍게 합니다.

버먼: 그렇습니다. [아내인] 캐시와 저는 20년 동안 결혼 상태였습니다. 제가 10년 전 음악을 관뒀을 때, 저는 저 자신으로 도망쳐 은둔했습니다. 캐시는 잘 살고자 했고, 학위를 얻었고, 그녀는 굉장히 사람을 좋아하고 자연을 중시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그것과는 정반대인데요. 우리는 끝내 이혼으로 이어지는 그런 갈등을 겪은 적은 없지만, 서로가 없이 각자의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필요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제가 서 있는 지점의 대극에 그녀가 서 있거나, 아니면 그 반대인, 그런 다극적(多極的)인 덫에 우리는 걸려 있었습니다. 그래요, 그런 이야기들이 곡에 녹아 있습니다.

 

 

4. Snow Is Falling in Manhattan

Exclaim!: 이번 건은 왠지 인간관계에 대한 느낌이 덜 드는 곡입니다. 혹시, 기후변화에 대한 생각인지요? 

버먼: 이 곡은 좀 까다롭습니다. 이 곡을 쓸 때 눈이 내리고 있었는데 현관에서 한 남자가 현관을 쓸고 있었습니다. 맨해튼에 브라운스톤 양식의 집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 가사를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지가 않았습니다. 그러나 관리인의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보기로 했고, 그러자 관리인이 노래의 목소리인 가수의 은유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곡이 시작되고 나서 얼마 후, 관리인이 집으로 감기에 걸린 친구를 데려온 것을 묘사할 때, 곡의 말미에서 당신은 청자(聽者)가 그 자이며 저는 목소리라는 유령을 남겨 둔 집주인이라는 점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5. Margaritas at the Mall 

Exclaim!: 여기서, 당신은 “하나님이 이렇게 연약할진대, 세계는 언제까지 더 존속할 수 있을까? / 하나님의 새로운 말씀 없이, 세계는 언제까지 더 존속할 수 있을까?” 하고 노래합니다. 존재론적인 노래인데, 그렇지 않나요? 

버먼: 그렇습니다. 확실히, 확실히 우주적인 실망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업사회란 그 자체로 일종의 연옥입니다. 교회는 인간들이 비즈니스를 할 수 있게 이 연옥의 가르침(doctrine)을 만들었죠. 연옥은 실제로 자본주의와 함께 등장했고 사람들에게 조금의 종교적 자유를 허용했죠. 왜냐하면 그들이 대부업자나 은행과 완전히 관계를 끊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6. She’s Making Friends, I’m Turning Stranger

Exclaim!: 문장의 앞 부분과 뒷 부분이 재밌게, 또 슬프게 대구를 이루는데요. 특별히 영감이 있나요? 

버먼: 보통 컨트리 뮤직에서 보곤 하는 말놀이일 뿐입니다. 이 곡은 해피엔딩이지만, 실제로 제 삶을 묘사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캐시와 저는 여전히 친구로 남아 있고, 은행 계좌를 공유하고 있고, 집을 공동소유하고 있다는 것 역시 사실이긴 합니다. 그녀는 실제로 제 가족입니다. 그녀는 제가 가진 전부입니다. 우리를 끊어 놓거나 분리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7. I Loved Being My Mother’s Son

Exclaim!: 제목의 뜻이 가사 속에 모두 들어가 있는 것 같은데요, 그런데 당신이 말하고 싶어했던 것은 무엇인가요?

버먼: 짐작건대 이 곡이 아마 [이 앨범을 위해] 처음 쓴 곡인 것 같습니다. 스스로를 위로하기 위한 곡이었어요. 어머니의 작은 집에서 놀고 있었을 때, 어머니가 돌아가신 바로 직후였는데, 그때 이 곡을 썼습니다. 기타를 연주하는 것이 무언가를 움직였는데—가슴을 울리는, 목재의 울림이란 것이 있지요… 그때 기타를 다시 잡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마치 명상과도 같다고 생각했는데, 또 보면 역시 마사지 같기도 합니다. 단순한 코드를 연주했고, 이것이 어머니에 관한 것이라는 걸 알았지만 특별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그 속에 실린 행복감과 달콤함을 보면 알 수 있었습니다. 

 


8. Nights That Won’t Happen

Exclaim!: 이 곡은 죽음에 대한 철학적 접근으로 읽힙니다. “세상을 떠나보낼 때 죽은 자는 그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게 되지 / 모든 고통은 우리가 떠나보낸 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거야” 제가 생각하기에 이 곡은 어머니를 떠나보낸 것과 관련이 있는 것 같습니다.

버먼: 그렇습니다. 어머니도 있고, 또 몇 친구들도 있죠. 이 곡은 관계를 끊는(burn-the-bridge) 유형의 곡입니다. 이 곡에는 아마도 얼마간의 분노가 들어가 있을 것이고요. 그렇지만 이 곡은 결혼 초기와 비슷하다고 할 것 같네요. 결혼 초기에는 희망과 꿈을 가득 품게 되지만, 그러고 나서는 죽거나 당신이 갈라섰기 때문에 어떤 사람과의 사이에서 일어나지 않게 될 일들을 생각하게 되지요. 


9. Storyline Fever

Exclaim!: 이 곡은 거의 원시적인 랩을 하는 느낌을 가져다 주는데요. “스토리라인의 열병에 걸렸어, 스토리라인 플루에…” 여기에는 어떤 이유가 있나요?
 
버먼: 제가 만들어 낸 말이고, 이것은 일단 일종의 인지치료요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토리라인의 열병’은, 낭만적이든 영적이든 혹은 정치적인 것이든 무엇이든 간에 어떤 특정한 내러티브에 정신이 사로잡히는 것을 뜻합니다. 그런데 스토리라인은 우리를 추동하기도 하고, 우리는 그것을 통해 세계를 바라보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스토리라인의 열병’은 휩쓸려 가는 것에 대한 은어(slang)이라고도 할 수 있죠. 그 스토리라인은 세상이 더 이상 좋아질 수가 없다는 것에 대한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그냥 나는 망했다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 지점을 두고 우스운 가사를 썼습니다. 


10. Maybe I’m the Only One for Me 

Exclaim!: 이 곡은 고전적인 컨트리 뮤직의 모티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굉장히 솔직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것이 당신이 실제로 느끼는 바인가요? 

버먼: 음, 어떤 면에서는 그렇습니다. 저는 지금 그 누구와도 어떤 관계를 맺고 싶은 욕망을 갖고 있지 않으며, 사실 바람둥이로 살아 왔던 지금까지의 제 인생의 정확히 반대 측면에 위치하고 있다고 느껴집니다. 거의 어떠한 성욕을 느끼고 있지 못하며, 아무런 관계에도 흥미가 없습니다. 그런데 그 곡에서 저는 또한, 어린 비자발적 독신자(involuntary celibates)들의 운명이 어떠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말하고자 했습니다. 이 곡은 확실히 인셀의 관점에서 쓰여진 것이고, 그리고 저는 이 곡을 쓰면서 깨달았는데 이것은 또한 궁극의 신자유주의적 러브송이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우리는 개인주의의 극한을 살아가고 있지요. 이 곡은 제가 자랑스럽게 나누고 싶은 그런 메시지는 아닙니다. 저는 이 곡이 자아 내지는 자신을 사랑하라는 그런 러브송으로 읽히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차라리 이 곡은 ‘나 자신에게 머물러 있는I’m stuck with myself’ 그런 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아무도 당신과 떡치고 싶지 않아 한다면, 그것은 당신 잘못입니다. 

'음악' 카테고리의 다른 글

William Basinski, 『The Disintegration Loops』  (0) 2020.11.07
도쿄지헨과 수능  (0) 2020.10.26
Rickie Lee Jones, 『Pop Pop』  (0) 2020.10.14
"If she wants me," Belle and Sebastian  (0) 2020.10.14
Casiopea, 『Mint Jams』  (0) 2020.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