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 몽고메리, 『California Dreaming』
1. 마마스 앤 파파스 원곡의 California Dreamin'을 처음 들은 것은 중경삼림을 통해서였는데, 아마 많은 사람들이 그럴 것이라 생각한다.
2. 이 앨범은 팝적 색채가 강해 듣기에 무난하다.(수록곡 중 유명한 팝 넘버는 California Dreamin'과 Sunny가 있다) 어떤 사람은 팝음악의 멜로디 라인을 적당히 웨스 몽고메리 스타일의 옥타브 주법에 연주한 것에 불과하다고 혹평하는 듯하다.
3. 개중에 돋보이는 곡은 두 번째 트랙("Sun Down"). 웨스 몽고메리가 작곡한 것이라 한다. 다른 앨범 수록곡들과 견주어 스윙감이 돋보인다. 피아노 연주도 굉장히 훌륭한데, 허비 핸콕이 연주한 것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재즈 기타 스타일의 팝 커버 연주가 궁금해 꺼내 든 앨범인데, 몇 번 들을 수록 애정이 가는 곡은 "Sun Down"이다.
'음악' 카테고리의 다른 글
Walter Wanderley, 『Rain Forest』 (0) | 2020.06.24 |
---|---|
Aphex Twin, 『Selected Ambient Works 2』 (0) | 2020.06.22 |
브래드 멜다우 트리오, "Anything Goes" (0) | 2020.05.10 |
토터스(Tortoise) (0) | 2020.05.03 |
하헌진, 카드빚 블루스 (EBS 스페이스 공감) (0) | 2020.03.05 |
브래드 멜다우 트리오, "Anything Goes"
www.music.apple.com/us/album/anything-goes/121068255?i=121068239
www.youtube.com/watch?v=jaF3znfkZuw
콜 포터의 곡 Anything Goes를 처음 접한 때는 중학생 때였나 명작 게임 폴아웃 3를 했을 때였다. 영어를 익히고 나니까 가사가 귀에 들어왔다. 아직도 자주 듣는 곡이다. "한때 멋진 단어를 구사하곤 했던 좋은 작가들도 / 이제는 욕지꺼리만을 쓰잖아 / 산문을 쓰면서. / 어찌 됐든 상관없는 거야. Good authors too who once knew better words / Now only use four-letter words / writing prose. / Anything goes." 가사가 붙은 버전이든 이런 식의 연주곡으로든. 브래드 멜다우 트리오의 연주에서 느껴지는 적절한 스윙감이, 곡 노랫말의 재치있음을 연상시키는 것이 좋다. 멜다우의 이 앨범에 대해 더 말하자면, The Nearness of You나 폴 사이먼의 곡 Still Crazy After All These Years는 무난무난해서 좋다고 해야 하나? 익숙한 그 스탠다드, 폴 사이먼, 라디오헤드의 그 곡. 특히 Everything in its right place는, 훌륭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원곡도 리듬과 반복이 강조된 곡이지만 멜다우의 반복과 Rossy의 드럼의 변주는 라디오헤드 원곡을 더 원곡답게(진부한 말인가?) 한다.
'음악' 카테고리의 다른 글
Aphex Twin, 『Selected Ambient Works 2』 (0) | 2020.06.22 |
---|---|
웨스 몽고메리, 『California Dreaming』 (0) | 2020.05.21 |
토터스(Tortoise) (0) | 2020.05.03 |
하헌진, 카드빚 블루스 (EBS 스페이스 공감) (0) | 2020.03.05 |
앨런 파슨스 프로젝트, "Don't answer me" (0) | 2019.12.07 |
토터스(Tortoise)
1. 노동요라는 말이 유행이다. 유튜브에서 세서미스트리트 엘모가 핵폭발 풍경을 바라보는 배경으로 케이팝 음악 비트를 빠르게 섞어 놓은 노동요라는 이름의 곡이 히트를 쳐서 그런 모양인 것 같다. 일할 때에 그런 비트가 빠른 음악들을 듣는 걸 노동요 듣는다고 하는데 수험공부 하는 사람들도 자기들 공부할 때 듣는 노래를 노동요라고 하는 것 같다. (공부는 노동일까?)
2. 나에게 있어 최근 공부할 때 자주 듣는 '노동요'는 토터스가 될 것 같다. 그런데 앞의 엘모 핵폭탄 배경의 KPOP 노동요와는 조금 결이 다른 이유에서 공부하며 듣게 된다. 공부를 할 각오가 안 서고 힘이 안 날 때 나는 주로 디스코를 들으며 일을 착수하는 것 같고, 토터스는 보통 차분함이 필요할 때 듣는다. 이 밴드의 곡을 들으면 지루함은 덜해지면서도 마음의 안정이 찾아온다. 아마 곡 구성이 반복적이며, 기타와 베이스에 과한 이펙트가 걸려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곡의 짜임새가 정교할 뿐더러 특히 주의 깊게 듣는다면 베이스라인 연주가 굉장하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재미가 없는 심심한 음악이라 할 수도 없다. 공부에 집중하기 전 에너지를 약간 북돋워 주는 역할을 하면서도 일에 집중하다 보면 배경음악에 그치는 그런 양면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
3. 물론 공부할 때 집중 용도로 배경음악처럼 듣는다는 것이고, 시간을 내서 음악감상을 할 때에는 진지하게 듣는데, 그 토터스의 미니멀리즘이 다른 비교되는 밴드들에 비해 토터스를 더욱 좋아하게 되는 이유가 되는 것 같다. 토터스를 처음 들은 계기는 포스트록을 좋아하는 친구에게 소개받은 것인데 언제인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무튼 그 때 흔히 포스트록으로 불리우는 일군의 밴드에 관해 나는 시규어 로스밖에 알지 못했으나 토터스와 같이 갓스피드유 블랙 엠퍼러, 모과이 등 밴드도 같이 소개받았다. 개중에 아직까지 듣는 밴드는 토터스 정도다. 모과이는 좀 덜한 것 같지만 다른 밴드들은 너무 곡 구성이 드라마틱하다. 기타나 키보드 솔로가 너무 웅장하거나 스트링을 지나치게 많이 쓰고 구성과 멜로디 측면에서 과하게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부분이 많아서 정신사납다는 인상을 받는다. 감상주의적으로 음악을 듣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갓스피드 유 블랙 엠퍼러 같은 밴드 식의 감상주의는 좋아하지 않는다.
4. 특히 첫 세 앨범의 곡들이 베이스 라인이 예술이다. 베이스와 관련해 1집에서는 마지막 트랙인 Cornpone Brunch를 제일 좋아한다.
5. 많은 곡들에서 키보드 등의 전자악기나 약한 오버드라이브를 먹은 기타는 리듬섹션을 보조하는 식으로 그치는데, 2집의 곡 Djed의 앞 15분 부분까지를 그 리듬에 충실한 메인 악기들이 어떻게 드럼 등의 역할을 대체하고 곡의 리듬 및 흐름을 반전시키는지와 관련해 열심히 들어보면 좋다.
'음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웨스 몽고메리, 『California Dreaming』 (0) | 2020.05.21 |
---|---|
브래드 멜다우 트리오, "Anything Goes" (0) | 2020.05.10 |
하헌진, 카드빚 블루스 (EBS 스페이스 공감) (0) | 2020.03.05 |
앨런 파슨스 프로젝트, "Don't answer me" (0) | 2019.12.07 |
Blood, Sweat & Tears, 『Child is Father to the Man』 (0) | 2019.07.11 |
하헌진, 카드빚 블루스 (EBS 스페이스 공감)
록을 잘 듣지 않게 되었지만 그래도 자주 듣는 장르가 있다면 바로 일렉트릭 블루스다. 주로 라이브 음원을 찾아 듣게 되는데 라이브가 아니면 파워풀하고도 쫀득한 기타 솔로잉이 베이스, 드럼, 그리고 (때때로) 오르간 및 하모니카와 어우러지는 잼의 진수를 느끼기 어렵다는 데에 그 이유가 있다. 나는 음악을 얌전히(?) 감상하는 것을 즐기는 편이고 자주 듣는 음악 장르도 공연장에서 몸을 흔들 필요는 없는 것들로 맞춰져 있는 편인데 그러면서도 종종 음악만이 줄 수 있는 육체적 고조와 흥분을 느끼고 싶을 때가 있고 그럴 때에는 블루스를 듣는다.(아마 재즈 즉흥연주보다는 블루스 록 쪽에 좀 더 본능적 친근감을 느끼는 이유는 어렸을 때 록을 즐겨 듣고 기타 연주를 했던 데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온몸의 감각을 쫑긋 집중한 채로 정말로 연주에 ‘몰입’할 수 있는 때가 블루스를 들을 때였음을 처음 안 때는 2015년 말 운 좋게 갔던 EBS 공감 하헌진 씨 공연 때였던 것 같다. 하헌진의 곡들은 중고등학생 때부터 유튜브를 통해 접해서 종종 듣고 그랬는데, 나는 그때 하헌진 씨를 그저 단촐하고 소박한 구성의 블루스를 하는 싱어송라이터인줄만 알았지만(당시는 대중음악의 역사도 잘 몰랐고 델타 블루스라는 것도 잘 몰랐다) 그 공연 말미에는 로다운30의 윤병주(기타), 김락건(베이스), 최병준(드럼)에 키보드는 윤석철이 참여한다는 엄청난 공연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공연을 봤을 때 실제로 전기를 맞은 듯했고 그냥 줄창 들어왔던 록 밴드 구성 공연일 뿐인데도 ‘이건 정말 엄청나다’는 것만을 느꼈다. 내가 그동안 음악 감상이 줄 수 있는 기쁨의 반쪽 부분만을 누려 왔다는 생각도 했고. 나는 연주 완성도나 레코딩의 수준 등 이유로 되도록이면 스튜디오 레코딩된 음반을 즐기는 게 좋지 않나 하는 주의였긴 했는데 그 라이브를 듣고 나서 현장에서 체험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음악이 있다는 것을 몸소 실감하게 되었다.
최근 하헌진 씨의 밴드 편성(기타, 베이스, 하모니카) 앨범이 나와서 반가운 마음에 앨범은 물론이고 에전 라이브 영상들도 좀 찾아보고 있다. 개중에서 특히 유튜브에 게재된 EBS 공감의 ‘카드빚 블루스’ 영상은 귀한 것 같다.
https://youtu.be/CbZWjERpeMw
'음악' 카테고리의 다른 글
브래드 멜다우 트리오, "Anything Goes" (0) | 2020.05.10 |
---|---|
토터스(Tortoise) (0) | 2020.05.03 |
앨런 파슨스 프로젝트, "Don't answer me" (0) | 2019.12.07 |
Blood, Sweat & Tears, 『Child is Father to the Man』 (0) | 2019.07.11 |
Blind Faith, "Can't Find My Way Home" (0) | 2019.07.01 |
JLPT N2 준비 후기 (공부 방법론, 썼던 교재 등)
2019년 7월부터 JLPT N2 공부를 시작했다. 다른 입학시험 준비와 아르바이트 등으로 실제 공부를 한 날은 많지 않았고, 공부를 해봤자 하루에 두세 시간 정도 한 듯하다. 2019년 12월 시험을 봤고, 결과는 언어지식 56/60점, 독해 53/60점, 청해 43/60점으로 생각보다 괜찮았다. 일본어능력시험 자격증을 써서 취업 준비를 하거나 학교 입시에 활용하거나 할 계획은 없고, JLPT N2 급수 자체가 그런 목적에도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지만, 우선 마음을 다잡아 공부를 하며 나름대로 실력을 가늠해보는 데에 이번 시험 공부의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목표를 두고 긴 시간 동안 어학시험을 준비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기에, 성취감도 있는 것 같다.
1. 시험 공부 전 일본어 실력
단기간 시험 합격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이 자주 찾아보는 정보가 시험 시작 전 수험자의 실력 상태인 것 같다(예: ‘노베이스’인지 아닌지). 나는 고등학교 때 제2외국어로 일본어를 선택했다. 그래서 히라가나와 가타가나 읽기, 아주 간단한 한자를 일본어로 읽기, 간단한 인삿말 등을 배웠다. 수능 때 제2외국어를 칠까 고민했지만 보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사실 교과서 수준 이상으로는 더 배울 기회가 없었다.
더 탄탄한 일본어 실력을 갖춘 것은 대학에 오고 나서인데, 단기 프로그램으로 일본어 어학연수를 받을 기회가 있었다. 한 달은 학교에서, 3주 정도는 교토에서 체류하며 일본어를 배웠다. 히라가나와 가타카나부터 시작하는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에 사실 크게 실력 향상을 목표로 하는 과정은 아니었다. 그래도 이때 열심히 했기 때문에, 대략 N3를 친다면 간당간당하게 붙을 실력을 갖춘 것 같다.(집에 와서 N3 언어지식을 조금 풀어봤는데, 반타작했다.) 민나노 니홍고(みんなの日本語) 교재를 썼는데, 중급 과정 교재의 절반 정도 나간 것으로 기억한다. 자주 쓰이는 문형들(예: 〜たり〜たり, 〜しながら)을 몇 개 공부하다보다 연수 과정이 끝났다.
동사 활용형태를 어느 정도 알고 있고, 일상 회화에 종종 쓰이는 기초적인 문형을 좀 알고 있으면 바로 N2 공부를 해도 문제가 없는 것 같다. 공부를 할 때 모르는 단어나 문형, 문법이 등장한다 하면, N3 수험서의 일부를 복사하거나 인터넷에서 찾아보거나 하는 식으로 대처할 수 있다. 다만 히라가나 가타카나 정도만 알고 있는 실력이라면 N2부터 독학으로 시작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따르지 않을까 싶다. (추가: 나는 어렸을 때 한자를 공부해서, N2 단어에 나오는 한자들 중 60~70%는 한국어로 읽고 그 뜻을 알 수 있었는데 이러한 배경 역시 아무래도 N2 시험 준비에 있어 유리한 요소였음을 부인할 수 없겠다.)
나는 7월부터 공부를 시작했기 때문에 시간이 좀 있을 것이라 생각해, 기초 실력을 조금 더 다지자는 의미에서 N3 공부를 (‘수능특강’ 강좌로) 조금 더 보완하고 N2 공부로 넘어가기로 했다. 나는 N2부터 곧바로 진입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어느 쪽이 더 좋았을까 한다면 잘 대답은 못 하겠지만, 그래도 말할 수 있는 것은 적어도 언어지식이나 독해 측면에서는 N3 교재를 먼저 쓰나 N2 교재로 곧바로 시작하나 별 차이는 없을 것 같다는 것이다. N3 책을 먼저 본다면 생각보다 알고 있는 게 좀 많아서 루즈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N2 책을 먼저 본다면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는 문형, 문장, 단어 들을 잘 몰라 걸리는 게 좀 있을 것이고 결과적으로 해당 부분을 보완하느라 시간을 조금 더 쓰게 될 것이다.
나는 예비적 공부의 차원에서 N3 수준 공부를 일본어 수능특강 공부로 했는데, 꽤 잘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이에 대해서는 바로 뒤에 쓰려고 한다.
2. 본격적 시험 공부 방법
(1) 기초 다지기: ebsi 수능특강 일본어 공부
N3 공부를 하긴 해야 하는데, 사실 나는 공부에 돈을 많이 쓰고 싶지 않았다. 딱 책을 사는 데에만 비용을 들이고 싶었다. 그렇기 때문에 N3 정도 수준의 공부로는 ebsi의 수능특강 강의를 활용하기로 했다. 책값도 들지 않았는데, 왜냐하면 2016학년도 대수능용 수능특강 일본어 교재를 예전에 사 두었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ebsi는 대략 4년 전인 2016학년도의 수능 강의도 제공하고 있었다. 접근성 측면에서 EBS 수능 강의는 정말 고마운 서비스다.
나는 강의를 듣고, 각 강의의 문제를 푼 다음에 문제 풀이 강의를 다시 들었다. N2 공부 하기 전의 ebsi 수능 강의는 도움이 많이 되었을까? 결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돈을 아끼고자 하는, 일본어 실력이 다소 부족한 학생들에게는 상당히 추천하고 싶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a) N2 교재에서 잘 다루지 않는 기초 단어들을 보완할 수 있다. 일본어 수능특강 교재의 예문은 대부분 일상생활 내용을 다루고 있다. N2 교재는 한편 청해 교재가 아닌 이상 일상적 상황을 다루는 예문이 잘 등장하지 않는다.
b) ‘시험 문제’들이 많이 딸려 있기 때문에, 물론 유형은 JLPT 문제들과 상이하다 하더라도, ‘문제를 푸는 감각’을 길러볼 수 있다. 잘 틀리는 부분을 따로 정리할 수도 있고 보통 일본어 공부할 때 어디가 자주 헷갈리는 부분인지 가늠할 수 있다. 수능 일본어 시험의 문항 난이도는 좀 상당한 편이다. (즉, 함정이 많다.)
c) N2 수준 겸양어, 존경어, 사역 및 수동 표현의 60~70%는 수능특강 교재 및 강의에서 해결 가능하다. 수능특강이 문어체 문장에서 많이 쓰이는 어려운 문법을 잘 다루지는 않지만 일상 생활에서 많이 쓰이는 겸양어, 존경어들은 짚고 넘어간다. 수능특강에 있는 내용만 확실히 알아도 N2 ‘문법’ 파트의 겸양어, 존경어, 사역 및 수동 표현 문제는 조금의 노력만 들여도 해결할 수 있다.
그런데 주의할 점은, 혼자서 교재로만 공부하지 말고 꼭 ebs 강의와 함께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애초에 내용 자체가 N3 수준을 숙지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어렵게 느껴질 뿐더러, 수능특강 일본어 교재가 강의와 함께 들으라고 제작된 책이기 때문에 혼자 읽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많지도 않기 때문이다. 즉 책 자체가 독학용으로 구성되어 있지 않다. 책을 펴면 처음부터 각주나 해설도 없이 구어체 문장들이 예문에서 막 쏟아지기 때문에 강의의 해설이 꼭 필요하다.
그리고 일본어가 처음인 사람에게는 수능특강 강의를 권하고 싶지 않다. 강의 시작 전에 기초 일본어 내용을 알려주지만, 그게 큰 도움이 되지는 않는 것 같다. 수능특강 강의 자체는 일반고 고교 제2외국어 일본어 수준을 이수한 사람이 (조금 버겁게) 들을 내용이다.
(2) 어휘 공부
어휘 공부는 여자친구가 추천해 준 책인 ‘JLPT 콕콕 찍어주마 N2: 문자·어휘’ (이치우 편저, 다락원출판사)를 참고했다. 시험 결과를 보고 나서 든 생각이지만, (문법을 포함해) 언어지식과 독해 관련 파트에서 고득점을 얻는 데에 있어 문자·어휘 책을 집중적으로 공부한 것이 매우 주효했다. 만약 JLPT, 특히 N2 급수를 단기간에 따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문자·어휘 파트 책을 중심으로 공부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a) 우선 언어지식의 문제 유형을 검토하면, 문법 문제로 분류되는 문제 중에서도 직접적으로 문형 내지는 문법 사항을 묻지 않는 문제가 상당히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이를테면 ★표 순서 맞추기 문제). 문법 책을 공부하면 풀기 더 수월하겠지만, 기본적으로 어휘를 충분히 알고 문장 내용을 파악하는 것만으로도 풀 수 있는 경우가 많다.
b) N2부터는 다소 어려운 수준의 독해 지문이 나오는데, 이 경우 어려운 한자어 어휘를 많이 알고 있는 것이 매우 도움이 된다. 언어지식이 아닌 독해 파트 고득점을 위해서라도 고급 수준의 어휘를 많이 암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N1의 경우에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면 단어 암기에 보다 주력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어휘 공부 방법으로는, 엑셀에 책 내용을 옮겨 적어 암기장을 만드는 방식을 썼는데, 크게 나쁘지 않은 방식이었지만 효율은 꽤 낮았던 것 같다. 구체적으로 방법은 다음과 같았다. 1) 책에 있는 예문 문제들을 엑셀에 옮겨 적는다. 2) 예문에서 모르는 단어가 있다면 오른쪽 셀에 그 독음과 뜻을(만약 이해할 수 있는 한자라면 일본어 독음만을) 적는다. 나의 경우, 처음에는 한 문장에 모르는 단어가 3-4개 이상이 되었다. 3) 예문이 100-200개 정도 쌓이면, 프린트아웃해서 휴대하며 모르는 단어를 중심으로 외운다.
효율이 낮았던 이유는 이렇다. 말하자면 나만의 암기장을 만든 셈인데, 일일이 예문을 타이핑하며 암기장을 만드는 데에 상당히 시간이 많이 들어갔다. 이미 온라인 등에서 활용가능한 암기장이 많다. ‘Quizlet’이라는 어플을 활용한다면 남들이 올려 놓은 JLPT 어휘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할 수도 있다. 또, 엑셀로 암기장을 만든 이유는 나중에 엑셀 셀도 랜덤으로 뒤집고 하면서 나름대로 퀴즈 내지는 시험문제를 만들어 보려고 한 것인데 바쁘다보니 그런 걸 할 시간이 없다. 그냥 Quizlet 같은 기존 암기 어플을 활용하거나, 있는 책으로만 외우고 남는 시간에 다른 단어를 더 외우는 게 나은 것 같다. 그리고, 책이 무겁다보니 휴대 암기장을 만들고 싶었던 것도 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냥 분철을 하는 쪽이 현명했을지도 모르겠다.
효율은 낮았지만, 예문에서 모르는 단어들을 모조리 정리해 놓은 것은 매우 중요했다. 특히 N2를 바로 시작하는 초심자에게는 굳이 암기장을 따로 만드는 식의 수고를 하지 않더라도, 책 내의 예문들에 따로 필기를 하는 등으로 모르는 단어를 모조리 찾아 정리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N3를 간신히 따거나 N3 실력도 안 된다면 예문에서 모르는 단어가 너무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처음에 이렇게 하다보면 너무 모르는 단어가 많은 것 같고 진도도 잘 안 나가는 것 같아서 울상이겠지만 꾸준히 하다보면 실력이 늘게 된다. 그리고 단어장의 단어 외우는 것보다는 처음에는 책의 문제 예문들 중심으로 시작하는 것이 괜찮은 것이, 예문에 있는 단어들일수록 시험에 많이 나오기 때문에, 초심자일수록 사전을 자주 찾아보면서라도 예문에 있는 단어들 위주로 공부하는 것이 좋은 것 같다.
그 외에, 단어 시험 관련해 다른 단상들을 두서 없이 쓰자면 이렇다.
a) 모든 단어를 예문으로 외울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일본어의 경우, 한국어에서도 그대로 쓰는 한자가 매우 많기 때문에, 예문의 문맥 속에서 단어를 암기하는 방법 말고 ‘외국어 단어 - 한국어 뜻’ 식의 쌍을 기계적으로 암기하는 방법을 쓰는 게 더 유용했을 것이다. (물론 예문을 외워두면 작문이나 회화에서 자연스럽게 활용할 수 있는 일본어 단어들이 있지만, 위에서 쓴 N2 문자어휘 책에는 그런 예문이 많지 않았던 것 같다. 오히려 문법 책을 참고하는 게 더 좋았을 것 같다.)
b) 잘 안 외워지는 단어들 유형이 있었다. 특히 부사, 접속사가 매우 잘 안 외워진다. 부사나 접속사는 일부러 암기장을 만들어서라도 자주 보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c) 한자를 잘 알고 있다면, 수험을 위해서라면 한자 독음은 대충 외워도 상관 없는 것 같다. 중요한 것은 읽고 이해를 하는 것이다. JLPT에서 한자의 독음을 물어보는 문제의 비중은 크지 않고, 대충 공부하다보면 나중에는 감으로 어느 정도 때려맞출 수 있다. (물론 예외적인 사례들이 있는데 그것들은 후에 한데 모아 따로 외우면 되는 것 같다.)
(3) 문법 공부
문법 파트만 준비하자면 은근히 노력 대비 효율이 좋지 않은 것이 문법 공부인 것 같다. 직접적으로 존대어, 겸양어, 기타 문형 등을 묻는 문제가 많지는 않기 때문이다. 문법 공부는 독해를 위해 공부한다는 셈치고 하는 게 좋은 것 같다. 독해 책을 따로 살 필요 없이 문법 책으로도 대부분의 독해 문제는 커버가 가능한 것 같다.
나는 역시 다락원 출판사에서 나온 ‘JLPT 콕콕 찍어주마 N2 문법’이라는 책을 샀다. 이 책은 상당히 괜찮다. 우선 모든 예문에 해석이 바로바로 붙어 있다. 그래서 책 뒷면을 뒤적뒤적이거나 하면서 해석을 찾는 수고를 할 필요가 없다. 둘째로는 책 부록에 문법 출제표 표가 정리되어 있어서, 복사를 하거나 한다면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탈 때 휴대하면서 암기를 할 수 있다. 책의 단점이라고 한다면 따로 문제 해석이 없다는 건데, 종이 형태로 없다 뿐이지 QR코드를 인식시키면 스마트폰에서 바로 문제의 문장들 해석을 볼 수 있으니 그런대로 괜찮은 듯하다.
우선 단어 공부가 어느 정도 된 후에, 이 책에 있는 출제 1순위~3순위 문법 유형 160개를 빠르게 훑어가며 암기하면 독해 문제는 전혀 무리가 없을 것 같다. 단어가 부실하면, 문법 예문을 읽기가 어렵기 때문에 어느 정도 단어 공부는 필요했던 것 같다. 160개라고 하면 많은 것 같지만, 하루에 15개에서 20개 정도씩 유형만을 전부 그날 외운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가볍게 훑어보며 정말 이해가 안 되거나 모르는 것만 체크를 한다면 한 달 안에 경어·사역수동을 뺀 문법들은 익숙해질 것이다. 어차피 160개 문법 유형이 모두 생소한 것도 아니고 N3 영역과도 다소 겹치기 때문에 크게 부담스럽지는 않았다. 그리고 해당 유형들이 시험에 직접적으로 출제되는 것도 아니므로, 스트레스 받지 않고 공부하면 된다. (실제 시험에는 경어나 사역수동, 조사, 접속사 등도 많이 나오는데, 그것들은 일주일 날 잡아서 공부를 하면 끝낼 수 있다.)
‘JLPT 콕콕 찍어주마 N2 문법’ 책의 문제는 유형이 다양하고 양도 많으니 잘 활용하면 좋은 것 같다. 문법 공부를 하며 독해를 함께 잡기 위해서는 (1) 장문 독해 문제의 경우 제시문을 여러 번 읽고 제시문의 문법 사항에 익숙해지도록 꼼꼼히 문제를 풀되, (2) 단문 유형들의 경우 모르는 문법 사항이 없는지 점검하는 식으로만 슬쩍 풀고 오답 체크를 하는 편이 좋은 것 같다. 어차피 JLPT 시험 합격에서 중요한 요소는 짧은 문장이나 긴 글을 읽으며 이해할 수 있는지를 가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빠르게 문법을 정리하고, 책에 있는 문제를 다 풀고 가볍게 오답을 정리했다면 독해 파트는 문제가 없을 것 같다. 나는 문법 책만 따로 준비했고 독해는 시험 전 주에 모의고사 문제집을 구매해 유형을 알아볼 겸 한 회 분량만을 풀어보았다. 그럼에도 시험장에서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 (단, 수능이나 TOEIC 같은 시험에서 긴 글을 빠르게 읽는 데에 어려움을 느낀 사람이라면 시간 관리 차원에서 여러 회 분량을 풀어보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다.)
(4) 청해 공부
무슨 자신감인지 전혀 준비하지 않았던 영역이 청해였던 터라, 별로 할 말은 없다. 일본어 애니나 드라마 보는 게 취미도 아닌데도. 사실 40점 정도 나온 것은 운이 많이 따라준 결과가 아닌가 싶다. N1를 할 때에는 필시 청해를 많이 공부해야겠다.
그래도 청해 과락을 면한 것은 모의고사 문제를 몇 개 풀어봤기 때문인데, 딱 하나 할 말은 모의고사 문제집을 구매할 때 다음의 책은 무조건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사일본어사에서 나온 “딱! 한 권 JLPT 일본어능력시험 모의고사 3회분 N2”이라는 책이다.
이 책을 구매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 듣기 파일이 mp3로 제공되지 않는다. 오직 CD로만 재생되기 때문에 시디플레이어가 없다면 듣기 문제를 풀 수 없다. 둘째, 문제 답 해설이 심각하게 부실하다. 만약 오답을 냈을 때 해설지를 찾아본다고 해도 해설지에서 원하는 정보를 얻기 어려울 것이다.
'기타 공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R] 조건문 (if) (1) | 2018.06.05 |
---|---|
[R] 자료 객체 (4): 데이터 프레임, 리스트 (0) | 2018.06.04 |
[R] 문자열 합치기: Paste 함수 (0) | 2018.06.04 |
[R] 함수 만들기 기초 (0) | 2018.06.03 |
[R] 자료 객체 (3): 배열 (array) (0) | 2018.06.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