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
김환석, “인간과 사물의 동맹 맺기: ‘행위자-연결망 이론,’” 『과학기술학의 세계』 5장. 
데이비드 헤스, 『과학학의 이해』, 김환석 옮김, 당대, 2004. 
존 로, “ANT에 대한 노트: 질서 짓기, 전략, 이질성에 대하여,” Pp. 39-56 in 『인간·사물·동맹』, 홍성욱 편, 이음. 


행위자연결망이론 형성의 배경 
  • 미셸 칼롱과 브뤼노 라투르, 존 로가 함께 개발한 이론
  • ANT의 지적 전통
    • 포스트구조주의 철학 
    • 영미권의 과학기술학 (쿤이 원류인) 
  • 원래는 “과학과 기술을 사회학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시도로서 출발” (김환석 119)
    • 초기 명칭: 번역의 사회학(sociology of translation)
    • 이후 여러 분야에 걸쳐 쓰이는 범용적인 사회이론으로 부상

행위자연결망이론 개요와 방법 
  • 과학과 기술을 “크고 강한 연결망 구축의 산물로” 간주 (김환석 119)

행위자연결망이론의 방법
  • 행위자들을 추적하라Follow the actors!
    • 주된 관심을 받는 행위자는 연결망 구축자들--전형적으로 과학자들과 엔지니어들 
    • 기성의 과학과 기술이 아닌, science and technology in the making 을 관찰 
    • 인간, 비인간 행위자의 관계를 (그들의 시선을 통해) 추적함으로써 과학기술의 블랙박스를 열고자 함 
  • 실험실 연구(laboratory study)
    • 민속방법론적 기술을 채택함으로써 science-in-the-making 관찰할 수 있음 
    • 지표성(indexicality) 개념: 헤스 193쪽 참고.

행위자연결망 이론의 특징 
  • ‘왜 과학기술이 현재와 같은 모습을 하게 되었나’를 묘사하는 것은 다른 STS 이론들과 유사한 접근법이나, 행위자연결망 이론만의 특징 있음
  • most distinctive feature: 인간과 비인간 행위자 사이 행위성을 동일한 것으로 간주. 
    • 왜 비인간 행위자가 능동적 행위를 할 수 없다고 가정해야 하는가?(미셸 칼롱, 존 로) 
    • 따라서 인간과 사물(동물, 식물, 텍스트, 기계, 건물 등)에 대해 동일한 분석적, 묘사적 틀을 채택해야 함(=일반화된 대칭성generalized symmetry)
    • actor 대신 ‘행위소’(actant)라는 단어 사용하기도 함. “누구로 무엇으로 표상되든” 행위를 할 수 있는 모든 존재자를 일컫는다(헤스 207쪽). 
    • the social과 the technocial은 모두 인간과 비인간으로 구성되어 있음—이것을 이질적 연결망(heterogenous network로 일컫는다(=존재론적 평준화). 
  • 행위자연결망이라는 용어: 데카르트적Cartesian, 이분법적 관점 거부. 모든 존재는 행위자이면서 동시에 연결망의 성격을 지님. 
    • 행위자의 정체성은 다른 행위자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서만 규정 
  • 연결망(network)이라는 개념도 매우 독특한 것
    • 종래 사회과학의 네트워크와는 다름 
    • 무엇이 어떻게 결합되어 있느냐를 살핌으로써, 한 연결망이 다른 연결망보다 어떻게 더 강력하고 내구적일 수 있는지, 권력이 어디에서 나와 어떻게 행사되는지를 묘사할 수 있음.
    • 권력과 연결성은 “상호 교직”되어 있음. 따라서 권력은 결합의 원인이 아닌 효과. 
    • 이것의 두 가지 효과 (김환석 125쪽)
      • ANT에 있어 “본질이란 없고 오직 [연결망과] 효과만 있을 뿐이다.”
      • 미시, 거시의 이원론 폐기. 어떤 연결망이 다른 연결망보다 더 강력한 것은, 그 연결망에 귀속된 본질적인, 정태적인 속성 때문이 아님. “오히려 설명이 필요한 것은 그러한 [권력의] 차이.” 
    • “행위자연결망 이론에서 맥락·내용은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연결망의 상호적인 산물이다. 사실과 서술은 연결망을 따라 흐르며, 연결망이 확장되고 강고해짐에 따라 지식주장은 점점 더 수용되며(좀더 사실적 factual이 되며), 기술은 점점 더 성공적이게 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사회구조도 변화한다.”(헤스 209쪽)

ANT의 주요 경험 연구들 
  • 파스퇴르의 탄저병 백신 개발 사례. 라투르, 「내게 실험실을 달라, 그러면 세계를 들어 올리겠다」(Give Me a Laboratory and I Will Raise the World, 1983; 이는 아르키메데스의 말을 비튼 것). 한국어 번역문: 브뤼노 라투르, 김명진 역 (2005). “나에게 실험실을 달라, 그러면 내가 세상을 들어올리리라.” 한국과학기술학회 강연/강좌자료, 77-96. 이를 정리한 문헌은 헤스 210ff. 김환석 127쪽 참고. 
  • 생브리외 만의 가리비 양식 실험. M. Callon, (1986). “Some Elements of a Sociology of Translation: Domestication of the Scallops and the Fishermen of St Brieuc Bay.” Pp. 196–233 in Power, Action and Belief: A New Sociology of Knowledge, edited by John Law. London: Routledge & Kegan Paul. 한국어로는 홍성욱 편, 『인간·사물·동맹』(이음, 2010)에 번역되어 수록. 요약은 김환석 136-137쪽 참고.

ANT의 핵심 개념: 번역 
  • 주의할 것: 번역은 언어적인 개념이 아닌, 존재론적 차원의 개념. 
  • 번역의 일반적 모델 (김환석 128-140쪽. 이는 칼롱이 최근에 제시한 모델을 대상으로 정리한 것. Callon et al., 2009: 48-70 참고.)
    • 1단계: 거시세계를 실험실의 미시세계로 축소 및 환원(=번역1)
      • 운송(=바깥 세계가 실험실로 장소 이동)과 변형(=실험실 안에서의 무언가 요소 추가)의 두 가지 메커니즘 결합
      • 미시세계로의 축소는 단순화와 정화 simplification and purification 수반. 연구자들이 연구하는 것은 거시세계 자체가 아닌, 정화되고 단순한 세계. 
      • 실험실이라는 미시세계에서 힘의 관계는 역전됨. (연구자 > 세계) 
    • 2단계: “제한적인 연구집단을 형성하여 이들이 도구와 능력의 강한 집중을 통해 기술과학 지식 또는 기계를 고안하고 탐색하게 만드는 단계”(=번역2).
      • 주요 개념: 기입 inscriptions. 기입이란? “관찰 가능한 복잡한 과정을 2차원 공간으로 표현되는 특징들로 환원 또는 번역하는 것.”(헤스 208) 기입은 실험실노트, 컴퓨터 디스플레이, 데이터 표, 논문 등을 모두 포함
      • 기입은 양면적 특성을 가지고 있음. a) 기입은 실체의 존재를 나타내는 것이므로 전적으로 연구자의 자의적인 행위가 아님. b) 하지만 기입은 “암호화된 메시지”임. “기입이 어떤 실체와 관련지어짐으로써 그 실체에 이름이 주어지고 정체성이 부여되며, 행위 형태가 귀속되도록 하는 것은 담론의 매개를 통해서만 이루어진다.”(김환석 132)
      • 좋은 연구집합체(연구자와 연구도구 등의 비인간 행위자들)의 형성은 세계의 용이한 조작 가능케 함
    • 3단계: 거시세계로의 복귀(=번역3). 미시세계에서 생산된 지식이 거시세계에서 생존한다면, 기존의 거시세계는 변화함. 
      •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것은 어디까지나 “국지적 사실”
      • “거시세계로의 복귀는 실험실이 자신의 연구주제로 끌어들인 동맹자들의 자원과 지지를 필요로 한다.”(김환석 134) 여기서 다른 행위자들의 이해관심을 끌어들이려는 과정을 칼롱은 가리비 논문에서 앵테레스망(intéressement; 이해관계 부여)이라고 명명한다. 
      • 앵테레스망의 구체적 양태는 시대, 연구, 학문분과에 따라 다르나 모든 앵테레스망의 동일한 논리는 군사적 필수통과지점(obligatory point of passage; OPP)의 논리. 즉, “우리는 당신들이 원하는 것을 원한다. 따라서 당신들이 우리의 연구를 보증해서 우리와 연합하면 당신들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훨씬 늘어날 것이다”(칼롱의 말. 헤스, 209쪽)는 것. e.g. 파스퇴르의 실험. 탄저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파스퇴르의 연구실이라는 OPP를 지나야만 한다(헤스 211쪽).
      • 형성된 동맹은 거시세계에 와서 그 견고함과 생존능력을 테스트받게 됨. 이 연결망을 해체시키려는 다른 행위자들에 저항해야 함. 이 과정에서 “사회의 실험실화”가 유용할 수 있음. e.g. 자동차: “기업연구소에서 개발된 것과 동일하게 바깥 세계에서도 작동하도록 거리에는 도로망과 주유소 및 정비시설들이 설치되었다.”(김환석 139) 
    • 위와 같은 번역들은 결과적으로 “거시세계의 부분적 재편성을 초래.”(김환석 139) 
      • 우리는 파스퇴르화된 사회에서 살고 있다(브뤼노 라투르). 

행위자연결망이론에 대한 비판
  • SSK와 ANT의 논쟁
    • 1차 논쟁은 콜린스와 이얼리의 공격으로 촉발
      • 콜린스&이얼리: ANT는 비인간의 행위에 인과적 힘을 부여함으로써, 사회과학자들을 자연에 대한 전문가인 과학자에 의존하도록 만든다. 이것은 반동적이다.  
      • 김환석 141-145쪽에 정리되어 있음 
    • 2차 논쟁은 데이비드 블루어의 공격으로 촉발 
  • 헤스의 비판 
    • ANT는 인종, 계급, 식민주의, 젠더 등의 범주를 누락시키는 경향이 있음. 
    • 사회행위를 도구적으로 설명하는 경향의 문제: ANT에서 과학자들은 권력이나 이해관계에 사로잡힌, “interest dope”로 묘사되는 것 같음. 




참고: 
홍성욱, “과학지식의 사회적 구성에 관하여,” 『과학기술학의 세계』 3장. 
송성수, “기술과 사회를 보는 시각,” 『과학기술학의 세계』 4장. 
데이비드 헤스, 『과학학의 이해』, 김환석 옮김, 당대, 2004. 


과학지식사회학(Sociology of Scientific Knowledge, SSK) 
  • 제도주의와는 다르게 과학의 ‘내용’ 즉, 이론, 방법, 연구 설계 등에 초점을 맞추는 것. 
  • “블랙박스 열기opening the black box”

SSK의 등장 배경 (홍성욱 57-61쪽) 
  • Kuhn, 『과학혁명의 구조』의 출간  
  • 규약주의적 개념들: 관찰의 이론적재성 theory-leadenness of observation; 과소결정원리 underdetermination of theory by evidence
  • 과학사 연구의 진전: 과학이 자연의 진리를 반영할 뿐이라는 믿음을 약화시킴. 

    SSK의 계보 
    • 구성주의자들의 서사: “머턴의 과학사회학에서 과학지식사회학으로의 이행.” 그러나 이는 정확하지 않음; 과학제도사회학은 머턴 이후에도 계층화 연구로 방향 전환함. 과학지식사회학과 과학제도사회학을 별개의 전통으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 (헤스, 162쪽)
    • 루드비히 플레크, 보리스 헤센, 칼 만하임 등으로 거슬러감. 70년대의 전문분과 연구(specialty studies)와 갈등사회학 역시 뿌리가 될 수 있음. 

    스트롱 프로그램
    • 에든버러 학파(블루어, 반즈Barnes, 에지Edge, 매켄지MacKenzie 등)의 그룹에서 제일 영향력 있었던 프레임이 블루어의 스트롱 프로그램 (cf. 약한 프로그램weak program, 헤스 165쪽)
    • 스트롱 프로그램의 기본적 원리
      • 인과성 causality: 과학지식의 설명은 “사회적 조건과 지식 사이의 인과적 관계로 맺어져야 한다.”(홍성욱 62쪽)
      • 공평성 impartiality: 실패/성공, 진실/거짓, 합리성/비합리성 등의 대립쌍에 대한 설명에서 공평해야 한다. 
      • 대칭성 symmetry: 앞선 원칙의 확장—‘참’인 이론과 ‘거짓’인 이론은 동일한 원인으로 설명되어야 함. 
      • 성찰성 reflexivity: 이러한 원칙들은 SSK 자신에도 적용되어야 함.

      • 공평성과 대칭성은 스트롱 프로그램의 핵심 

    스트롱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과 대응 (홍성욱 66-73)
    • 과학에는 보편적인 지식이 훨씬 더 많다 
      • 과학의 보편성 역시 사회적 산물 (뉴턴 물리학의 ‘탈맥락화’) 이론이 잘 가르쳐지기 위해서는 실험 기구, 교사 등의 사회적 조건 또한 필요. 
    • 과소결정원리에 대한 경험적/논리적 비판
      • 무한 회귀를 방지하는 것은 어떤 사회적 규약 
    • 대칭성 명제를 왜 따라야 하는가? 
      • 대칭성 명제는 극단적인 상대주의가 아님. 방법론적 상대주의 지향. 
    • 성찰성 명제가 적용되었을 때 스트롱 프로그램의 타당성 역시 판단 불가 
      • 스트롱 프로그램은 지식의 반실재론을 펴는 것이 아닌, 그것이 구성되는 것이라는 주장을 하는 것. 
    • (특히 ANT 진영에서) 사회구성주의의 과학-사회 이분법적 사고 비판 

    이해관계 분석 
    • 스트롱 프로그램과 연관; 반즈, 매켄지 등 에든버러 학파 연구자들이 전통 출범 
    • 이해관계: Marxism적 계급 이해관계 뿐만이 아닌, 페미니즘적 관점에서 가부장적 이해관계 보전하려는 남성들 포함. 
    • 연구 사례 1) 피어슨(Pearson)과 율(Yule)의 통계학 논쟁 — 매켄지의 연구 (헤스 175ff. 홍성욱 64ff.) 
      • 피어슨, 연속 정규분포 옹호; 율, 변수의 분포를 분연속적인 것으로 간주 
      • 계급갈등의 배경이 통계학 논쟁을 형성 (피어슨, 우생학 연구실과 페이비언 사회주의자와 관계를 맺음) 
    • 연구 사례 2) ‘보일-홉스 논쟁’ (홍성욱 64쪽)

    • 이해관계 분석의 문제점 혹은 비판 
      • 이해관계의 부과(imputation)을 어떻게 정당화시킬 것인가? 즉 거시적 측면의 계급적 이해관계가 어떻게 개인의 행위를 형성하는 미시사회학적 설명으로 변형될 수 있는 것인가? (헤스 177쪽)
      • interest dope (원래는 가핑클 Garfinkle의 term: cultural dope) 행위자를 이해관계에 종속되는 꼭두각시로 환원시킬 수 있음. 
      • 대안: ANT적인 전환. 이해관계가 어떻게 결과(원인이 아닌)가 되는가. (하지만 대중적 성격이 강한 과학논쟁의 경우, 이해관계를 독립변수로 놓는 것은 여전히 유용함.) 


    배스 학파(Bath School) 혹은 상대주의적 경험 프로그램(Empirical Program of Relativism, EPOR)
    • 이름은 학파지만 실제로 속하는 학자는 해리 콜린스 뿐 (넓게 보면 핀치Pinch, 트레비스Travis도 이 그룹에 포함) 
    • 에든버러 학파의 접근은 주로 이해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역사적 방법 사용; 배스 학파는 “미시사회학적 과정들에 초점을 맞추고 관찰적 방법을 사용”(헤스 181쪽)
    • EPOR의 세 단계 (홍성욱, 63쪽) 
      • 1) 과학 논쟁의 분석을 통해 과학의 ‘해석적 유연성’을 발견하는 것 
      • 2) 해석적 유연성을 제한하고, 논쟁의 종결이 이뤄진 매커니즘을 분석 
      • 3) 종결 매커니즘과 더 넓은 사회구조 사이의 관계를 찾기 
    • 핵심 집단(core set)
      • 종결 기제에 관여하는 사람들의 집단 

    • 콜린스가 분석한 예: 중력파를 둘러싼 논쟁 (홍성욱 74ff.)
      • 실험자의 회귀 문제: 새로운 현상 X를 발견하기 위해 T라는 기구를 제작해야 함. X는 T가 잘 작동된다면 발견할 수 있음. 하지만, X는 발견된 적이 없기 때문에 우리는 X를 모른다. 따라서 T가 잘 작동한다는 것은 X가 발견되어야 알 수 있다.
      • 콜린스는 웨버(Weber)의 중력파 검파기에서 ‘실험자의 회귀’ 문제 발견 
      • 웨버의 검파기는 여러 차례 재연 실험 대상이 되었으나 1975년이 되니 중력파 논쟁은 웨버가 틀렸다는 쪽으로 종결
      • 콜린스는 논쟁의 종결을 두 가지에서 찾음: 사회적 요소와 캘리브레이션. 사회적 요소에는 (1) 웨버의 출신 대학, 명성 등의 요소의 개입 (2) 웨버의 실험 결과를 의심한 과학자 ‘Q’의 영향 등 포함. 캘리브레이션은 “새 기구의 계기판의 눈금을 잘 확립된 방법을 써서 결정해서 매기는 것”. 비판자들은 웨버에게 표준화를 강요했는데, 웨버가 이를 받아들였을 때 그의 해석적 자유는 심하게 감소함(홍성욱, 78).
      • 의의: “이해관계가 논쟁의 기원보다는, 종결과정에서 작용할 수 있는 가능한 역할을 개괄”(헤스 180).

    기술의 사회적 구성(Social Constuction of Technology, SCOT)
    • 핀치, 바이커(Bijker) - EPOR을 기술연구로 확장 
    • EPOR과 비슷한 연구 단계를 따르나, ‘핵심집단’을 ‘연관 사회집단’이라는 용어로 대치. 과학논쟁의 종결을 기술의 ‘안정화’로 대체. 
    • 특정 기술과 관련한 사회집단(=연관 사회집단)은 해석적 유연성을 가지고 있어서, 기술의 유용성과 문제점, 의미를 각각 다르게 해석한다. 상이한 기술적 인공물을 둘러싼 갈등은, 끝에는 어느 정도 합의에 도달하게 된다. 이처럼 논쟁이 종결되는 단계가 안정화이다. 
    • 핀치와 바이커의 사례 연구: 자전거의 변천과정 (송성수, 100ff.)

    휴즈(P. Hughes)의 기술 시스템(technological system) 이론 

    • 넓게 보면 기술에 대한 사회구성적 시각 
    • “기술시스템은 물리적 인공물, 조직, 과학기반, 법적 장치, 자연자원 등으로 구성되며, 각 요소는 다른 요소들과 상호작용하면서 시스템 전체의 목표에 기여하게 된다. 기술시스템에 포함되지 않은 요소들은 주변환경에 해당하는데, 기술시스템과 주변환경은 정태적으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 기술시스템이 진화하면서 주변환경의 일부를 시스템의 구성요소로 포섭하기도 하며 반대로 시스템의 구성요소가 주변환경으로 해체되기도 한다.”(송성수, 102) 
    • system builder: 이질적 요소들을 시스템으로 통합하고, 주변환경에 있는 요소들을 시스템으로 끌어들이는 핵심 주체 
    • 역돌출부(reverse salients): 시스템 빌더는 기술시스템의 성장이 지체되는 영역인 역돌출부에 물적·인적 자원을 집중해 난국 타개하고 시스템 성장에 기여 (송성수 103).
    • 공고화된 기술은 모멘텀을 획득해, 그것을 변경하는 것이 매우 어려움. 

    • 휴즈의 사례분석: 전력시스템의 역사 


    마크 그라노베터. 2012[1974]. 『일자리 구하기』. 유홍준·정태인 옮김. 파주: 아카넷.


    일부 요약 


    [2장 접촉과 정보]

    그라노베터는 인적 접촉을 두 가지로 구분한다. 하나는 가족·사회적 접촉이며, 다른 하나는 일 관련 접촉(work contacts)이다. 연구에 따르면, “접촉을 통해 일자리를 찾은 사람들 중 31.3%는 가족·사회적 접촉, 나머지 68.7%는 일 관련 접촉”이다. 어떤 사람들이 더 가족·사회적 접촉을 이용할까? 응답자들의 하위 집단을 고려한다면, (1) 나이가 젊다면 아직 사회적 관계가 덜 형성되었으므로 가족·사회적 접촉을 더 사용할 수 있으며, (2) 고향을 두고 떠나온 경우에도 “확고한 사회적 연계”를 형성하지 못했기 때문에 가족·사회적 접촉을 더 이용할 수 있다. 가족·사회적 접촉은 일반적으로 일 관련 접촉보다 좋은 접촉 방식은 아니다. “더 나은 일자리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들은 일 관련 접촉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80). 하지만, 개인이 생소한 직업 분야로 옮겨갈 때 가족·사회적 접촉은 자주 이용된다. 


    [3장 정보 흐름의 역동성] 

    상품시장과는 다르게, 노동시장에서는 신문 등의 매체를 통한 중개가 아닌 이상 대부분의 정보는 특정인을 향해 중개된다. 따라서 어떤 상황에서 “일자리 정보를 제공할 동기부여가 되는지,” 어떤 접촉자가 정보 제공에 “더 ‘전략적’인 위치에 있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89). 강한 연계의 경우, 동기는 강하지만 약한 연계보다 정보 전달에 좋은 위치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 친한 사람들끼리는 비슷한 정보가 공유되기 때문이다. 데이터 분석 결과 접촉을 통해 일자리를 얻은 경우 중 이따금이나 가끔 접촉자와 만나는 경우가 자주 만나는 경우보다 훨씬 많았다. 이는 “구조가 동기에 선행한다는” 것을 보여준다(91). (이는 부분적으로는, 약한 연계를 이용할 때 보통 구직자는 구직 압력을 크게 받지 않는 상황에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연계의 강도(강한 유대냐 약한 유대냐)가 아닌, 무엇이 일자리 정보 전달의 동기가 될까? 호의도 일정 부분 작용하겠지만, 아마도 같이 일하고 싶다는 이유에서나 사내 정치의 “동맹군”을 확보하려는 목적으로 구직 정보를 알려줄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자신이 구직에 성공시킨 사람을 통해 “명성”을 얻고자 하는 등의 효능(efficacy)이 중요할 것이다. 이는 정보가 전달되는 연쇄(chain)을 보면 알 수 있다. 연쇄의 길이가 2 이상인 경우에는, 접촉 대상자가 응답자에게 “좋은 이야기를 건네” 준 비율이 연쇄 길이 1의 경우보다 크게 줄어들었다(97). 즉 같이 일을 하고 싶거나 신뢰하는 사람에게 정보를 준다고 추론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연쇄의 길이가 2인 경우는 0이나 1인 경우보다 조금 특이한데, 왜냐하면 정보의 신뢰성은 비인적(impersonal) 중개보다 크나 일자리의 세세한 내부적 정보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5장 접촉: 획득과 유지, 6장 경력 구조]

    일자리 구하기를 알아볼 때 마르코프의 가정은 기각된다. 왜냐하면 일자리를 구할 때 매우 오래 전에 형성된 인적 관계가 도움이 된 경우가 상당히 존재하기 때문이다(118). 또한 “접촉자를 알고 지낸 기간이 길면 길수록 현재의 일자리에 대해 ‘매우 만족’할 가능성이 높다”(119). 또한 일자리 이동은 “자체적으로 생성되는 것처럼 보인다.” 즉, 개인이 다른 환경으로 옮겨갈 수록, 그의 “인적 접촉 범위는 더 넓어지고 이 접촉자들은 더 많은 일자리 이동을 중개할 수 있다.”(132) 표본 분석 결과, 평균 근속기간이 2년 이상 5년 미만인 사람들이 “친구들에게 일자리 정보를 제공할 가능성이 더 높”다(135). 긴 근속기간은 인적접촉 형성을 방해하기에, 이동의 가능성을 낮춘다. 또한, “과거의 직장을 접촉을 통해 찾은 비율이 높은 사람들일수록 현재 직장에서 매우 만족할 비율이 높다.”(139)

    참고문헌: 박희제, “과학자사회는 어떻게 작동하는가,” 『과학기술학의 세계』 2장; 데이비드 헤스, 『과학학의 이해』, 김환석 옮김, 당대, 2004. 


    머튼(R. Merton)의 과학사회학

    배경 
    • 구조기능주의 이론 (T. Parsons) 
    • 규범과 가치는 체계의 요소들을 결합시키고 패턴을 유지하는 데에 기여. 규범은 “사회적 과정과 관계들에 대해 규제적 중요성”을 가짐(파슨스; 헤스 111쪽에서 인용). 
    • 과학자사회의 가치와 규범은 과학자들의 행위를 규제할 것이라는 가정; 과학의 에토스는 제도적 가치를 가진 규범과 가치의 복합체 (머튼의 1942년 논문). 

    머튼이 초점을 맞춘 과학 제도의 네 가지 규범 
    • 보편주의universalism
      • 비인격적 기준에 따라 연구의 업적 판단
    • 공유주의communism or communality
      • 과학적 발견은 개방적으로 신속히 공유되어야 한다
    • 탈이해관계disinterestedness
      • 과학 자체를 위한 과학; 혹은 연구가 주변 이해관계자들에게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 
    • 조직화된 회의주의organized skepticism 
      • 비판적이고 회의적인 태도 견지 
    • 이들은 흔히 CUDOs라고 불린다. 나중에 몇 가지(개인주의 등)가 더 추가되었지만 핵심은 위의 네 가지. 
    • “머튼에 따르면 16세기 이후 과학이 ‘공인된 지식의 확대’라는 제도적 목표를 성취하는 데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핵심적인 원인은 과학자사회가 … 사회적 규범을 갖고 있었기 때문”(박희제 30쪽). 

    참고: technical norms 와 institutional imperatives (norms) 의 구분에 대해서는 헤스 111-112쪽 참조. 또한 미국의 과학제도의 사회학과 영국 권 과학지식의 사회학(SSK) 사이의 반목은 헤스 105-108 참고. 

    머튼에 대한 비판 
    • 경험적 검증 과정에서 위에 제시된 규범의 존재 여부는 많은 비판을 받음 
    • 이언 미트로프: 대향규범counter-norms들의 존재 강조 (박희제 34쪽) 
    • 머튼의 규범구조에 대한 언급은 당위적 처방으로 이해되는 면으로서 가치를 지닐 수 있을 것 같다 (헤스 117쪽).
    • 마이클 멀케이: 규범은 자원으로서 동원되는 것일 수 있음. 
    • 구체적 과학자 집단마다 규범의 작동여부, 수용여부에 대한 인식이 상이할 수 있음. 혹은 상이한 규범이 작동할 수도 있음. 


    과학제도 사회학의 계층화 연구 

    배경
    • 과학자 사회의 보상 구조는 과학제도의 사회학의 관심 
    • 이상주의적 설명: 과학자사회에서 보상은 동료의 인정을 기초로 한다; “동료의 인정에 따른 보상체계는 과학 발전을 유도하는 핵심적인 기제가 되고, 진리탐구를 위한 학문적 기여는 제도적 목표이면서 동시에 개인적 보상의 원천이 된다.”(박희제 42)
    • 하지만 이상주의적 설명에 대한 비판; 머튼의 규범은 “과학자의 행동을 현실적으로 안내하는 보편적 형태로 존재하지 않”음 (헤스 114). 
    • Bourdieu의 비판: 과학사회는 하나의 장이며, 내부에서는 제도적 권력과 상징권력을 두고 투쟁이 일어난다. 
      • 하지만 제도주의 과학사회학은 장보다는 계층화, 보상체계에 영향을 주는 특수주의적인 것들에 초점을 맞춤. 

    주요 이론, 개념들
    • 누적이익 이론cumulative advantage theory 
      • 초기 경력형성에 성공한 과학자일수록 인정과 자원획득에 더 유리, 그리고 이것은 다시 성공한 과학자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에 기여함. 
      • cf. 마태효과 (“누적이익 이론의 특정한 사례” 헤스 119쪽) 머튼 역시 이를 인식하고 있었음. 마태효과에 따라 상층부 과학자가 인정을 받을 가능성은 더욱 높아짐. 
      • 후광효과: 우수한 기관에 소속됨으로써 발생하는 이득 
      • 마틸다 효과(Rossiter): 여성의 업적이 간과되는 현상. 이는 과학자 명성이 보편주의적인 평가기준이 아닌 특수주의적 평가기준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하기도 함. 

    • 특수주의적 기제들 
      • 생산성과 동료의 인정 사이 높은 정적 상관관계가 있다고 해서 보편성 규범이 작동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인가?
      • 문제: 출신 대학의 prestige 
      • 경혐연구들은 유명하거나 유명하지 않은 대학에 소속되는 것은 연구자의 생산성의 효과라기보다는, 오히려 원인임을 지시함. 
      • 지도교수 네트워크의 영향 (헤스 127쪽) 

    • 기타 과학제도 사회학의 연구 결과 및 방법론에 대한 풍부한 서술은 헤스 127-155쪽 참고. 


    푸코 효과 14장의 글 요약.
    Robert Castell, "From dangerousness to risk." 로베르 카스텔, "위험함에서 리스크로."
     

    이 글에서 카스텔은 최근[1991년] 미국과 프랑스에서 발달한 “사회 행정의 예방 전략”을 고찰한다(405). 이는 ‘위험함에서 리스크from dangerousness to risk’로 요약될 수 있다. 즉, 도식적으로 말하면 이전에는 질병 등의 위험은 전문가와 환자 사이의 대면 접촉으로 관리되었지만, 이제는 ‘리스크’를 생산하는 것으로 지목되는 인구통계학적 변수들을 수집해 정책적으로·비대면적으로 그것을 관리하는 것으로 변해 왔다는 것이다. 카스텔은 이 글에서, 주로 정신의학을 대상으로, 지난 백 년 간의 “위험함이라는 관념이 리스크라는 관념으로 대체된” 역사를 다룬다(407). 
        고전 정신의학에서 리스크이란 어떤 관념이었을까? 그것은 “폭력적이고 예측불가능한 행동을 저지를 수 있는 정신질환자가 체현한 위험”을 의미했다(407). 이것은 다음의 세 특징을 가지고 있다: a) 어떤 사람이 질환을 갖고 있다는 점, b) 그 사람이 잠재적으로 위험한 행동을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는 점, c) 따라서 위험함은 그 어떤 사람에게 귀속된다는 점. 그런데 이러한 정의를 통해 본다면 광인 문제를 예방하는 데 있어 문제가 생긴다. 진단에는 오류의 가능성이 있고, 진단은 대면적 접촉을 통해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고전 정신의학에서 철저한 예방정책은 불가능하다. 끽해야 감금 혹은 단종(斷種)이 가능할 뿐이다. 물론 감금은 불만족스럽다. 그것은 도덕적 측면에서만이 아닌 기술적 측면에서도 그러한데, 단순히 비용편익 문제 뿐만이 아니라 병리적인 사람을 가리는 기준들이 더욱 세분화되면서 “수용소에 가두기엔 너무 정신이 멀쩡하고 감옥에 가두자니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사람들을 처리할 수 없는 문제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409). 
        사실 19세기 중엽에, 위험을 개인의 특질로 귀속시키는 고전적 접근을 전환시키고자 하는 시도가 나타나게 된다. 베네딕트 오귀스탱 모렐은 이제 위험함을 ‘리스크’로, 즉 정신질환 등의 현상들과 상관관계를 가지는 인구통계학적 요인을 발견하고자 했다. 한데, 문제는 이때에는 그것을 실현할 기술이 없었다는 것이다(410-11). 20세기 초 우생학적 정책을 통해 이뤄진 단종 방법 또한 사실은 감금보다는 좀 더 “리스크의 측면에서 사유하기 시작”한 기술이다. 단종은 감금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고 단호한 예방의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는데, 왜냐하면 위험을 개인의 차원에서 제거하는 것이 아닌 그것의 후대 전이를 방지하는 것을 목표로 삼기 때문이다(411). 단종 방식은 나치 독일 뿐만이 아닌 미국에서도 순조롭게 활용되었으나 워낙 나치 독일의 방식이 끔찍했기 때문에 우생학의 “평판”은 “실추”되어 버렸다(412). 
        그렇다면 우생학 외에 무슨 예방법이 가능할 수 있을까? “필요한 경우 정치가의 조언자 혹은 행정적 ‘의사결정’의 보조자라는 새로운 역할을 정신의학자에게 부여해 정신의학자의 개입을 확대”할 수 있다. 한데, 이러한 방법에는 한계가 있다. 정신의학자들이 의사-환자라는 관계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광범위한 예방법을 가능케 하려면 정신의학자를 도움받는 주체(정신병 환자)와 분리시키고, 또한 현장실무자(정신의학자)를 전문 행정가와 분리시켜야 했다. 이것은 리스크 개념이 위험 개념으로부터 분리될 때 가능해질 수도 있다(412-13). 
        리스크 개념이 위험 개념으로부터 분리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되는가? 우선 이제 리스크는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양식의 발생을 가능케 하는 추상적 요인들의 조합 결과”로 인식된다. 앞서 살펴본 ‘위험’과 다르게, 리스크는 어떤 개인이나 집단의 특성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리스크는 질병 이력이나 심리적 결함에서부터, 미혼 임신이나 국적 같은 사회적 특성 같은 요인을 조사한다(414-15). 어떤 인구 집단이나 개인이 이런 요인들 중 몇 가지에 해당하면 그는 관리의 대상이 된다. 이것은 위험을 ‘연역적으로’ 탐지한다는 점에서도 이전과는 다르며, 또한 이는 “새로운 양식의 감시”를 촉진한다. 그것은 즉 주체 없는 감시이다. 이제 예방은 주체와 관계맺지 않으며 “이질적 요소들의 통계적 상관관계를 겨냥한다.” 예방은 “구체적인 위험 상황에 맞서는 것이 아니라 위험이 침입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예견하는 것”이고, 이런 리스크 개념 하에서 개입은 무한히 확장될 수 있는데 왜냐하면 일말의 리스크도 없는 상황이란 없기 때문이다. 이제 예방을 위해 무더기의 요인들이 요주의 것으로 지목된다--이를테면 취약한 의지, 욕망과 방종, 유혹, 혹은 술, 담배, 식습관, 공해, 기상재해 등(416-17; 카스텔은 이러한 ‘마녀사냥’이 가져올 사회적 비용이 숙고되지 않는다고 현 상황을 비판한다). 
        이런 일반적 함의 이외에 실천적으로 중요한 두 가지 변화는 1) 진단과 치료의 분리, 그리고 돌봄 기능의 전문화; 2) 행정가에게 완전히 종속된 전문기술자라는 현상이다. 리스크 개념으로 이행한 사회에서 인구 집단은 의료-심리학적 진단을 통해 프로파일화되고 그들은 행정적 배치를 통해 자동적으로 관리된다(418-20; 텍스트에서 드는 예시는 프랑스의 장애인 법이다). 그리고 새로운 예방적 테크놀로지가 개입되면, 현장실무자(의사)들은 완전히 행정관리인의 보조인이 될 수밖에 없다(420-23). 카스텔은 마지막으로 이런 변화와 ‘신자유주의’ 사회를 논한다(423-26).